[기고] 한국의 쉰들러 ‘현봉학’ 선생

승인202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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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문 국립산청호국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는 오스카 쉰들러라는 독일 사업가가 1100명의 유대인을 구하는 스토리의 영화이다.

 우리나라에도 오스카 쉰들러 보다 더 큰 업적을 가지신 분이 계시다.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서 10만명의 피난민을 구출하는데 큰 공을 세우신 ‘현봉학’ 선생이다.

 현봉학 선생은 1922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출생해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하고 미국의 버지니아 주립의과대학에서 2년 간 유학 생활을 했다. 이후 1950년 3월 귀국해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 중 6·25전쟁이 발발한다.

 대구로 피난 직후 유창한 영어 실력을 인정받아 해병대 소속 문관으로 임명돼 한국 해병대가 미군에게 무기와 군사물자를 지원 받거나 작전 시 통역을 했다.

 인천상륙작전 때에는 미 해병대 1사단과 함께 인천에 상륙해 서울에 들어왔고 이후 강원도 고성에 머물고 있을 때 미 10군단 알몬드 소장이 한국 해병대 시찰을 나왔다. 이때 현봉학은 알몬드 소장과 한국 해병대 여단장 신현준 준장 사이에서 통역을 맡았다.

 이야기가 끝나자 알몬드 소장이 현봉학에게 “자네 영어을 참 잘 하는데 어디서 배웠느냐?”물었고, 현봉학은 “버지나아 주립의과대학을 다녔다”고 하자 “내 고향이 버지니아주의 루레이이다”며 엄청 반가워했고 이 일을 계기로 미 10군단 민사고문으로 임명되고 알몬드 소장의 통역관이 됐다.

 이후 전쟁상황의 판도는 바뀌어 우리 측이 승승장구 하게 됐으며, 곧 맥아더장군의 ‘무제한 북진’명령이 떨어지고 한국군과 미군은 북으로 북진했지만 생각지도 못 한 중공군의 전쟁 개입으로 인해전술에 밀려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항에서 미 10군단에 속해 있던 미 해병대 1사단과 미 육군 7사단이 개마고원 1000m이상에 위치한 장진호 호수에서 중공군에 포위돼 영하 30도 이하의 혹한 속에서 철저한 전투를 치르고 있었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미 10군단과 영국 제41코만도(특공대)가 투입돼 한 포위망을 뚫고 철수할 수 있었는데 이미 육로는 적군의 손에 넘어갔고 철수 할 수 있는 곳은 바다 뿐이었다.

 모든 병력과 전투물자를 배로 철수하는‘흥남철수작전’이 시작됐다. 미군이 함흥에서 흥남으로 철수하는 것을 본 주민들이 후퇴하는 미군을 따라 흥남으로 몰려들었다. 군인 10만명, 피난민 10만명 그리고 전투물자까지 흥남부두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흥남철수작전은 군인과 물자를 안전하게 후방으로 이송하는 작전으로 민간인을 후송하는 계획은 없었다.

 부두에 몰려든 10만명 이상의 피난민들이 추위와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을 본 현봉학은 이들을 버리고 가면 분명 북한군 총, 칼에 죽거나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현봉학은 국군 1군단장 김백일 소장과 함께 알몬드 장군을 찾아가 피난민들을 후송해 줄 것을 건의했지만 전시 상황에서 이는 수용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이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죄 없는 피난민을 두고 가면 그들에게는 죽음밖에 없습니다”고 간청했고 결국 알몬드 장군에게 승낙을 받고 물자를 내리고 피난민을 배에 태우기 시작했다.

 이것이 ‘크리스마스의 기적’의 서막이었다.

 총 198척의 전함과 상선이 투입돼 ‘흥남철수작전’이 시작됐고 거의 마무리 단계에 메러디스 빅토리호(7600t급)라는 상선이 투입됐다.

 빅토리호의 선장인 레너드 p.라루 선장은 상선에 있는 모든 짐을 내리고 피난민을 태우는데 60명인 정원에 230배가 넘는 1만4000명을 태우고 거제로 내려온다.

 이 기록은 한 배에 가장 많은 피난민을 태운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1950년 12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10만명의 피난민을 안전하게 철수시킨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완성됐다. 

 현봉학 선생은 6·25전쟁이 끝나자 미국으로 돌아가 학업과 연구에 몰두하고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그는 임상 병리학자로 그 분야 최고의 의사로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노환으로 별세했고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12월 국가보훈처의 ‘이달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됐다.

 한 사람의 민족애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10만명의 피난민을 구했다.

 이런 선생이 계시기에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70년 전 현봉학 선생의 애국정신이 10만명의 피난민을 안전하게 구출했듯이 현재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 및 국민들의 하나 된 마음과 희생 봉사정신 덕분에 코로나19인한 현재 난국을 빠른 시일 내 극복하리라 본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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