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보) 이중섭 재조명

  • 입력 2021.07.13 15:3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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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통영에 이중섭 미술관을 건립할 것인가? 

 당장에 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것은 예산적인 문제와 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한발 한발 나아가 보자.

 먼저, 통영에 2년간 거주한 건물에다 이중섭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외관을 디자인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자.

 당장에 삼성가로부터 작품을 기증받을 수 없다면 대여를 통한 전시라도 진행해 보자.

 그러면서 포기하지 말고 우리 시도 지속적인 작품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여 나가고, 작품을 기증해주면 전시할 수 있는 공간 마련도 병행해 나가자.  

 다음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보자. 이중섭이 통영에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을 법한 장소충렬사, 세병관, 남망산, 동피랑, 항남동 도깨비 골목 등에 작품과 해설을 배치하자. 

 꾸준히 관리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홍보해 나가자.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행해 나가다 보면 이중섭과 통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이렇게 진행할 때의 방향을 제주도와 차별화시켜 나가자. 제주도 서귀포에 있는 박물관은 이중섭이 11개월 동안 가족들과 머물면서 보냈던 시간에 대한 행복감이 작품에 묻어나 있다.

 그래서 그림이 따뜻하고 즐거운 이미지가 넘쳐나는 것이다.  

 하지만 통영에서의 작품들은 헤어진 가족과의 사무친 그리움과 그것을 잊기 위해 통영의 풍경들을 주로 그렸다. ‘부부’, ‘가족’, ‘남망산 오르는 길이 보이는 풍경’, ‘충렬사 풍경’ 등으로 차별화된다.

 따라서 이중섭의 통영에서 가졌던 그러한 마음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해 나가자. 커피도 맛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고, 어느 지역의 커피를 선호하는 매니아 층이 생겨날 정도로 시장 자체가 세분화되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이런 것들을 ‘우보만리’의 심정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해 나가다 보면 이중섭 미술관 건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26년이면 이중섭 탄생 110주년이 된다. 

 이때를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자. 

 우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의 기능을 강화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을 지속시키는 관광의 가장 큰 힘은 문화와 예술에 있다. 나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관련된 많은 분들이 이중섭에 대한 마음의 빚을 조금이라도 청산하고, 마음의 고향인 통영의 지속 관광을 위해서라도 이중섭 미술관은 꼭 필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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