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사랑으로 자란 ‘극단 큰들’, 웃음과 감동 전한 37년

정기후원 2000여 명 원동력…새로운 한방 콘텐츠 제작
산청 약초·인물 소재로 한 마당극 꾸준한 인기 얻어
지역과 함께하는 문화예술로 공동체에 웃음 전해
승인2021.09.13l수정2021.09.1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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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큰들 산청 동의보감촌 오작교 아리랑 공연.

 정기 후원인 2000여 명의 사랑을 먹고 자란 ‘극단 큰들(큰들문화예술센터)’이 어느새 37살을 맞이했다.

 지난 주말인 11일에는 산청마당극마을에 새둥지를 튼지 2주년을 기념하는 정기공연을 펼쳐 후원자와 공동체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지리산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아기자기하고 화사한 마을에서 단원·가족 50여 명이 웃음과 눈물을 함께 짓는 극단 큰들, 코로나19라는 생각지 않은 암초 탓에 공연을 펼칠 무대가 사라져 녹록지 않은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산청군과 함께 새로운 한방문화 전승 공연 콘텐츠를 만드는 등 꾸준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어느덧 장년의 나이를 넘어 중년을 향해 가는 극단 큰들의 산청마당극마을 살이를 잠시 들여다 보자. /편집자 주

 

 

◆ 창단 37주년 산청마당극마을 2주년

 

 극단 큰들은 지난 4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산청읍 내수리에 자리한 산청마당극마을에서 창립 37주년과 마을 준공 2주년을 기념해 정기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큰들의 대표 콘텐츠인 ‘마당극 오작교 아리랑’과 ‘김현일 초청공연’, ‘산청마당극마을 특별공연’으로 구성됐다. 

 오작교 아리랑은 오랫동안 갈라져 살아온 두 마을이 사랑에 빠진 청춘남녀를 통해 소통하고 화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창작초연 이후 5년 만에 200회 공연을 달성했다. 

 이번 정기공연의 백미는 ‘산청마당극마을 특별공연’이었다. 마당극마을과 마을을 둘러싼 자연환경 전체를 무대로 만든 이 공연은 조명과 불빛, 마이크와 스피커마저 모두 끄고 사람과 귀뚜라미, 별과 달빛만을 배경으로 공연을 만들었다. 

 공연은 인공적인 것은 일체 배제한 채 마을에 살고 있는 단원들과 그 가족들의 목소리로 무대가 된 마을을 채웠다. 처음에는 어둠과 아무소리 들리지 않는 공연에 당황했던 관람객들도 시간이 지나며 마을과 자연에 동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 창단 37주년 산청마당극마을 2주년 정기공연의 백미인 산청마당극마을 특별공연. 별과 달빛만을 배경으로 공연을 만들어 감동을 전했다.
 

 

◆ 한방문화 전승 콘텐츠 제작 산청군과 합심

 

 극단 큰들은 코로나19로 무대공연이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산청군과 함께 한방문화 전승을 위한 새로운 공연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산청군 신활력플러스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이번 콘텐츠 개발사업은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한방과 약초, 웰니스 헬스투어를 접목한 공연작품을 만들어 산청의 한방문화를 대중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새로 개발 중인 한방문화 공연 작품은 동의보감의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사람의 신체를 이용해 동의보감 정신을 담아내는데 주력한다.

 특히 사람은 오장(五臟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 편안해야 몸과 마음이 편안하며,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야 건강할 수 있음을 마당극 공연에 녹여낼 예정이다. 

   
▲ 마당극 남명 공연 모습. 극단 큰들은 산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극단 큰들에서 오랫동안 배우로 활동해 온 김안순·류연람 단원이 각각 극작과 연출을 맡았으며 모두 10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추진단과 큰들은 최근 동의보감촌 주제관 내 전승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방문화 전승 콘텐츠의 1차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큰들은 시연회 평가를 바탕으로 작품을 수정·보완해 올해 안으로 창작초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 산청 약초·인물 소재 마당극 꾸준한 인기

 

극단 큰들은 지난 1984년 진주에서 시작됐다. 산청군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8년 ‘동의보감’을 집필한 의성 ‘허준’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마당극 작품 ‘의원 허준’을 산청한방약초축제 주제공연으로 선보이면서부터다. 

 이후 지난 2010년 창작 초연 이후 2018년 여름 200회 공연을 기록한 ‘효자전’에 이어 최근 남명 조식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남명’ 등 산청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한방문화 전승 공연콘텐츠 제작까지 완료되면 산청군과 지리산 약초, 산청의 역사적 인물을 주제로 한 작품이 더 늘어나게 된다. 

 큰들은 현재까지 마당극 35편을 발표했고 연간 평균 100회 공연을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까지 활발한 공연활동을 해 왔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활동이 뚝 끊겨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산청마당극마을서 큰들 체험 한달살이

 큰들은 지난 2010년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딛기 위해 산청읍 내수리에 6만6000㎡규모의 부지를 샀다.

 이후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내수지구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된 산청군이 국비·군비 18억원을 투입해 올해 2월 대지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 마당극 마을 준공식 모습. 산청마당극마을은 연습과 식사를 함께하는 다목적복합공간, 하우스동인 목공작업실 등의 시설에서 큰들 단원과 가족 등 5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단원이 사비를 털어 마련한 주택 30채와 공동시설(식당 및 카페)이 만들어졌고 오는 2022년에는 공연장과 사무실, 소품실, 의상실 등이 마련된다.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건립비용은 후원회원을 비롯해 120여 명이 기부 또는 돈을 빌려줬다.

 산청마당극마을은 연습과 식사를 함께하는 다목적복합공간, 하우스동인 목공작업실 등의 시설에서 큰들 단원과 가족 등 5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큰들이 마당극마을에 새둥지를 튼 이후 처음으로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경사도 맞았다. 갓난둥이 외에도 4~5살 어린이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이 한 식구처럼 살고 있다. 

 큰들 가족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 녹록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낙담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 중이다. 그 중 하나가 ‘큰들 한 달살이’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큰 들의 20대 청춘팀이 기획한 것이다.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산 아래 자리한 큰들 산청마당극마을에서 한 마을을 이루며 공동체로 살아가고 있는 문화예술단체 큰들과 함께 호흡하며 웃고 울어볼 수 있는 한 달 살이가 목표다. 

 대상은 18세부터 30대까지며, 오는 11월까지 상시 모집한다. 장소는 산청읍 물안실로 478-164 큰들 산청마당극마을이며 문의는 전화(852-6507)로 하면 된다. 자기소개서와 비대면면접 등을 거쳐 한달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대 단원들과 청춘 프로젝트를 결성하고 ▲30권의 책 대신 30명의 사람책 만나기 ▲내안에 숨어있던 예술적 감성 꺼내보기 ▲산기슭에서 즐기는 별빛 치맥·피맥파티 ▲연기 사물놀이 상모 농사 미술 목공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게 된다. 

 

 

◆ 코로나19 속 피어난 지역기업들 온정 손길

 

 큰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단원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정말 다행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운영비와 생활비를 비롯해 마당극마을 조성을 위해 융통한 대출금 등을 갚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접한 지역기업들은 최근 큰들에 온정과 나눔의 손길을 전해오고 있다. 

 우선 농업법인 청강㈜이 지역문화예술 육성을 위한 발전기금 500만원을 기탁했다.

 청강은 지난 2008년부터 산청군 시천면에 ‘지리산 청강원’을 짓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약초를 재료로 약초차를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 종의 수제 약초차를 연구·개발해 ‘힐링 티테라피’로 산청 약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동양당한약방 김태훈 원장도 큰들에 500만원의 문예기금을 전달해 온정을 더했다. 지난 6월에는 산청지역자활센터에서 국화묘목 1000주를 기증하기도 했다. 기증은 지난 5월 남사예담촌에서 진행된 ‘제14회 산청군공예협회 작품전시 및 판매·체험’ 행사에서 지역자활센터 생산품 판매수익금 170만원으로 이뤄졌다.

 큰들은 기증받은 묘목을 마을 공터와 각 집집마다 심기로 했다. 식용국화기 때문에 매년 가을 수확해 큰들 공동체의 소득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큰들 관계자는 “문화예술인에게 설 무대가 없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그렇지만 코로나19라는 이 어두운 터널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단원과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마당극마을이 있기 때문”이라며 “산청에 우리 큰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는 지역 기업과 후원인 여러분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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