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최윤희 시인 ‘기다린다는 것’

  • 입력 2021.10.11 13:58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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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다는 것’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
그 속에서 늘 잃어버린 나
여전히 시간은 흘러가고 있지만
나는 변함없이 기다리고만 있다

지금껏 버텨왔다
작은 기억의 조각들을 의지한 채

마음 속에 하염없이 외치지만
그 외침은 저 구석에서
작은 떨림으로 사라지고 만다

그립다는 것은
모든 감정을 녹여
용기내어 소리쳐보는 것이지만
부딪혀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바람소리 뿐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불빛 하나만을 지키며
그렇게 묵묵히 나를 세상에 내어준다는 것

차가운 바람만이 나를 감고
따스한 봄 햇살은
또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 시작노트
 인생은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반평생을 살다보니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기다리는 마음마저 내려놓음으로써 평온하게 세상을 맞이하고픈 마음에 이 시를 써봅니다.
 내리는 가을비와 함께 그리움과 기다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 약력
 - 인천 거주
 - 시사모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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