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일해공원 전두환 분향소 무단 설치

시민단체 강하게 반발…홍준표 지지자 반대로 전두환 조문 철회

  • 입력 2021.11.24 17:42
  • 기자명 /서춘만·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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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씨 고향인 합천 일해공원에 분향소가 설치됐다.

 완산 전씨 문중은 24일 일해공원 주변에 분향소를 설치하자 지역 시민단체가 이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놨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일해공원 표지석 뒤에 분향소를 차려 공원을 마치 사당처럼 만들어 놓고 있다”며 “합천군청이 공공의 장소를 이유로 불허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애초 ‘일해’라는 이름을 붙일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군민들의 휴식공간은 한낱 구실일 뿐이고 전두환 떠받들기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씨가 반성과 사죄 없이 생을 마치다 보니 합천은 암울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며 “전두환씨 잔당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활개치는 모습을 보며 역사에서 당사자의 반성과 사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듭된 철거 요청에도 합천군청은 분향소 불허 결정만 내려놓고 하루 종일 강 건너 불구경”이라며 “합천군이 겉으론 불허, 속으로 딴생각인지 의심을 사지 않도록 조속히 철거를 하라”고 촉구했다.

 문중에서 일해공원 인근에 분향소 설치 의사를 군에 알렸을 때 군은 불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따 붙인 공원 이름인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최근 개명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문중은 군청 허락 없이 분향소 설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24일 전두환 전 대통령 조문 계획을 지지자들 반대로 철회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커뮤니티 ‘청년의꿈’에 “조문을 가려고 했는데 절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많다”며 “그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고인의 명복은 빌어야겠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전날 커뮤니티에 “전 전 대통령은 저의 제2고향인 합천 옆 동네 분”이라며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조문을 가는 것이 도리라고 보는데 어떻냐”고 의견을 물었다.

 이에 청년지지자들은 “전두환이라는 사람 이미지는 굉장히 나쁘다”, “조문 간다고 전두환을 사랑한 게 되냐”며 조문을 놓고 찬반 입장으로 갈렸다.

 하지만 점차 대다수 지지자들은 “적절하지 않다”, “가지마라”, “조화만 보내라”는 등 조문을 반대했다.

 홍 의원은 ‘전두환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 “제 두번째 고향이 합천인데 전 대통령은 제 옆동네 분이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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