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임천강 환경보전 대책 마련한다

시민연대 공사중단 촉구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
설비 건설공사, 주민설명회
철저한 관리감독 대책 마련

  • 입력 2022.01.12 18:07
  • 기자명 /이현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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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지 함양군 임천강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산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하천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암반이 돌출되자 이를 발파해 석분(돌가루)이 하천으로 흘러들어 멸종위기야생생물이 도태 지경에 이르자 시민단체들이 공사중단을 요구하고 함양군은 하천 생태계 보호 철저한 관리감독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지난 11일 오전 ‘함양시민연대·함양군농민회·함양참여연대·진주환경운동연합(이하 시민연대)’은 임천 가스관 공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임천 가스관 공사는 한국가스공사가 산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 지난 7일 늦은 오후 발파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인근 마을 주민들은 폭파작업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착각하며 놀라기도 했다.

 임천은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생물 복원 하천이다. 환경부는 이 하천에 2011년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얼룩새코미꾸리’ 복원을 위해 방류, 2019년에는 같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 증식을 위해 일부 개체를 풀었다.

 폭파 작업이 있기 전 시민연대가 실시한 현장 조사에서 죽은 물고기가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시민연대는 발파시 발생한 ‘석분’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시민연대가 이날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공사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 공사를 벌였다. 

 시민연대는 “결국 공사 중 암반으로 인해 장비가 고장 나 임천 중간에서 멈춰 버렸고 장비를 꺼낸 뒤 가스관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석분이 유출돼 공사 현장 하천 일대가 돌가루로 뿌옇게 변했다”며 “오염된 이 물은 하류로 흘러들어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연대는 이어 “소중한 생명들이 사는 임천에서 경남기업이 생태계와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나 대책 없이 제멋대로 무리하게 공사를 시행하는 것은, 환경부, 함양군, 한국가스공사의 관리·감독이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함양군은 자료를 통해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와 관련해 그간의 추진 상황을 설명하고 하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하천굴착으로 발생된 암석가루와 지하로 유입된 하천수가 섞여 혼탁수가 발생함에 따라 가스공사와 시공사에 여러 차례 시설보완과 함께 멸종위기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권고사항을 통보했으나, 침전조와 침사지 등 정화시설 용량 부족으로 미처 정화되지 못한 혼탁수가 하천으로 유출됐다”고 전했다.

 또 관계자는 “혼탁수가 하천으로 절대 유입되지 않도록 수질정화시설을 설치 후 공사를 재개할 것을 공사업체에 통보하고 지속적인 민원 발생에 따른 관련 법 준수와 허가조건 미이행시 허가취소도 알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진행된 발파 작업에 대해 군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함께, 화약으로 인한 수질변화 확인을 위한 채수를 실시해 어류사체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며 “다행히 이로 인한 어류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하천 생태계 보전을 위해 위법행위가 있을 시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고 결과에 따라 하천점용허가 등에 대해서도 추가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11일, 낙동강청과 한국가스공사, 함양군, 국립생태원은 뒤늦게 함양군 유림면사무소에서 멸종위기 어류 보호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호중 낙동강환경청장은 “환경청 검토를 거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에 파악이 어렵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서식지를 복원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관계기관과 협조해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함양군은 ‘함양~산청 천연가스 공급설비 건설공사’ 관련 향후 공사계획과 시설 복구 계획에 대한 주민공청회를 13일 오전 10시 유림면사무소에서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한국가스공사에서 시행 중인 가스관로 작업의 잔여 공사와 하천 시설 복구 작업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환경문제와 생태계 보호, 주민불편 최소화를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주민의견과 관계 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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