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탄생 100주년] 한국이 낳은 세계적 조각 거장, 문신의 생애와 예술 세계

  • 입력 2022.04.04 18:17
  • 수정 2022.04.04 19:02
  • 기자명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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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예처럼 작업하고
나는 서민과 같이 생활하고
나는 신처럼 창조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의 거장 문신 MOONSHIN

 

▲ 977년 프레떼에서. (사진 제공=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 977년 프레떼에서. (사진 제공=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올해는 세계적인 조각 거장 문신(文信, 1922~1995)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문신은 한국 근현대 굴곡의 역사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로운 세계에 끊임없이 도전했고, 마침내 오로지 작품의 독창성과 예술성만으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독창적인 시메트리(좌우균제)의 미학으로 잘 알려진 문신은 1922년 1월 16일 일본에서 출생해 창원시(당시 마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문신은 1922년 1월 16일 일본 규수 사가현 다카오에서 출생했다. 다만 호적 신고를 늦게 했기에 호적에는 1923년 1월 16일 마산시 오동동 103번지로 기록돼 있다.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한 문신은 동경예술학교 양화과를 졸업하고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마산으로 귀국했다.

 귀국후 1928년 서울의 동서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10여 차례 회화와 부조조각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일시 종군화가로 미술활동을 이어갔다. 전쟁 중에도 작품활동을 쉬지 않은 문신은 전쟁 판화 ‘야전병원’을 출품하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조금씩 자신의 예술 세계를 넓혀간 문신은 1961년 새로운 예술세계를 경험하고자 프랑스로 건너가 라브넬 고성의 보수작업을 하면서 3차원 조형세계에 눈을 뜨며 본격적인 조각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문신은 당시만 해도 동양인이 적었던 프랑스에서 좌절과 시련을 극복하며 세계적인 거장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1965년 귀국해 잠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강의하기도 한 문신은 1967년 개인전 ‘도불전’을 계기로 세계화단 제패를 결심하고 다시 프랑스로 넘어간다. 이후 본격적인 추상조각을 시작했다.

 마침내 1970년 뽀르 발카레스(Port Bacare's)에서 열린 국제조각심포지엄에 13m 높이의 ‘태양의 인간’을 출품해 세계적인 조각가로 명성을 얻기 시작 문신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20년 동안 ‘살롱 드 메’를 비롯한 150여 회의 초대전 및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스위스 바젤 국제 아트페어에 참여해 전 작품이 매진되는 등 한국인 최초 국제미술시장을 개척했으며 세계 최초 치하철전에 대형 백색조각을 출품하며 프랑스 현지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는다.

 이후 1974년부터 유럽화단에서는 활발한 ‘문신의 시대’가 개막했다고 말할 수 있다.

 1979년 화가 최성숙과 결혼한 문신은 이어 1980년 고향 마산에 영구 귀국해 자신의 숙원이던 미술관 건립에 매진한다.

 문신은 자신이 국제무대에서 쌓았던 예술적 경험과 거장으로 찬사를 받았던 세계 수준의 작품들을 문신미술관과 함께 고향 마산에 모두 바치며 시민들과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 문신의 숙명과도 같은 문신미술관. 1980년부터 조금씩 진척시켜온 문신미술관은 마침내 1994년 개관해 지금까지 문신 작품의 매력에 빠진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 문신의 숙명과도 같은 문신미술관. 1980년부터 조금씩 진척시켜온 문신미술관은 마침내 1994년 개관해 지금까지 문신 작품의 매력에 빠진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또한 경남도청 조형물 작품제작, 진주 남강대교 조형물 제작 등 지역과 함께하는 예술가로 경남 곳곳에 본인의 예술혼을 남긴다.

 그러던 중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며 문신은 다시 한번 전세계인들을 감동시킨다. 문신은 서울올림픽 일환으로 개최된 예술 올림피아드에서 25m 높이의 스테인리스 스틸 대형조각인 ‘올림픽 1988’이란 불후의 명작을 창작했다.

 그의 독특하고도 깊은 예술 세계는 동·서유럽에서도 인정받아 1990~1992년 프랑스, 헝가리, 유고슬라비아의 회고전에 초대받아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손수 돌을 나르며 작품이 팔릴 때마다 진척시켜 건립하는 데 무려 14년이나 걸린 문신미술관은 마침내 1994년 고향 마산에 개관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듬해인 1995년 지병으로 타계했다.

 정부에서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특히 한국 정부만이 아닌 지난 1991년 프랑스 정부는 문신의 한·불 문화 교류의 큰 공로를 높이 여긴 ‘예술문학기사(騎士)’ 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지난해 창원시는(시장 허성무)는 문신의 예술 가치와 예술적 업적을 기리는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공식 선포하고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시는 지난 2018년부터 지역 문화 예술인들과 시민들로부터 시작된 문신 탄생 100주년 준비에 대한 여론을 적극 수렴해 기념사업 준비 TF를 구성하고 2020년 11월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를 발족해 100주년 기념사업의 기본 골격을 다듬었다.

 창동 문신 상설 홍보관 개설,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 ‘23인 신작전’, 문신과 프랑스 등에서 자주 교류하며 인연을 이어 온 피아니스트 거장 백건우와 함께한 문신 헌정음악회 등을 이어온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은 이달 3일 문신 다큐멘터리 전국 방영, 23일 국립현대미술관 학술심포지엄, 오는 7월과 10월 국립현대미술관(덕수궁), 경남도립미술관 문신 특별전 등 거장 문신을 새롭게 조명하고 재평가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9일까지 제21회 문신미술상 심사 대상 작가 추천을 받고 있으며 심사 결과는 5월 중 일간지 등 홍보 매체와 창원시 홈페이지에 발표하고 6월 17일 본상 및 청년작가상 시상식을 문신미술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 문신의 작품들

▲ 올림픽 1988. 문신은 서울올림픽 일환으로 개최된 예술 올림피아드에서 25m 높이의 스테인리스 스틸 대형조각인 ‘올림픽 1988’이란 불후의 명작을 창작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 올림픽 1988. 문신은 서울올림픽 일환으로 개최된 예술 올림피아드에서 25m 높이의 스테인리스 스틸 대형조각인 ‘올림픽 1988’이란 불후의 명작을 창작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시메트리의 환상’ 이란 좌우균제의 작품세계는 돌출 또는 작은 부분으로 갈수록 시메트리를 미세하기 깨뜨려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것이 ‘자연의 섭리’, ‘우주 만상의 이치’이다.
창작된 포럼들이 살아 숨쉬는 ‘생명의 원형’으로서 ‘작품들이 궁극적으로 생명성’을 가지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문신 친필 원고서 발췌.

 

 문신 조각의 가장 두드러지는 형태적인 특징은 대칭적(시메트리) 구조이다. 신에 의해 창조된 모든 유기체들도 대칭적 구조로 이뤄져 있다.

 문신이 추구한 대칭성은 절대적으로 순수한 추상적 구조인 동시에 자연의 유기체적 형태의 구조를 반영한다. 문신은 엄격한 기계적 대칭성을 추구하지 않는다. 자연의 형태들이 약간은 불균형하고 오묘하리만큼 미세하게 대칭성에서 약간씩 벗어나듯이, 문신은 작품의 대칭성에 자유롭고 불완전함이 스며들도록 내버려 두기도 했다.

 

▲ 문신의 초기작 중 하나인 1952년 作 ‘아침바다’.(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 문신의 초기작 중 하나인 1952년 作 ‘아침바다’.(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 문신의 프랑스 활동 시기인 1973년 作 ‘개미’.(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 문신의 프랑스 활동 시기인 1973년 作 ‘개미’.(사진 제공= 문신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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