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맹주산(拘猛酒酸)

  • 입력 2022.05.23 11:29
  • 기자명 /문동주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문동주 기자.
▲ 문동주 기자.

 ‘한비자’의 이름은 한비이고 전국 말기 한(韓) 출신으로, 중국 고대의 사상가이자 법가 학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법·술·세를 함께하라, 이는 ‘한비자’가 제창한 치국의 길이었다.  

 ‘법’은 상앙(신불해와 공손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절기에 맞춰 땀 흘려 농사를 잘 지어 부를 쌓고 재물을 얻게 하고, ‘술’은 신불해(申不害)에 근원을 두고, 세금 제도를 잘 활용해 빈부를 고르게 하고, 형벌을 엄격하게해 간사한 악행을 끊고, ‘세’는 지위를 높고 낮음을 가리키며, 직무를 잘 처리해 귀한 지위에 오르고, 공적을 세우면 상을 받게 하고, 죄를 지으면 벌을 내려 군주의 은혜만을 바라지 않도록 다스리는 도를 지적하는 책략적 사상이다.

 ‘한비자’의 구맹주산(拘猛酒酸)은 외저설우(外儲說右)에서 유래된 성어로 송(宋)나라 때 나라의 간신배를 사나운 개에 비유한 ‘어진 신하가 옳은 정책을 군주에게 아뢰어도 조정 내에 간신배가 들끓으면 정사(政事)가 제대로 펼쳐지지 못함’을 뜻한다.

 지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오는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2022년 새해 시작부터 반년에 걸쳐 선거로 전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남북으로 갈라진 국토는 선거철만 되면 또 동서로도 나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색깔로 구분한 도포를 보면 그렇다. 

 뿐만 아니라 창원특례시 승격을 시민 모두가 축하했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경선을 치른 지역은 가관이다. 같은 당원들끼리 적이 돼 싸웠다. 그럼 경선이 끝난 후는 다시 동지로 돌아갔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본 선거에 돌입하면서 네 편, 내 편, 우군 아니면 적군처럼,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또 그뿐인가? 후보자 선거사무소는 서로 잘 났다고, 똑똑하다고, 선거 경험이 많다고, 인맥이 대단하다고, 자리다툼에 꼴사나운 잡음들이 난무하다.

 동료에서 적으로 등 돌리고, 손가락질은 예사다. 왜? 무엇 때문에?

 구맹주산(拘猛酒酸)은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주막을 지키는 개가 너무 사납게 짖어대는 바람에 손님들이 들어갈 수도 없고, 술 사러 온 아이는 개가 무서워 갈 수 없으니 이 일을 어쩌란 말인가?

 함께하는 동지 간이라도 예로서 대해야 하고 자신의 역할과 위치가 최고라 자만하며, 동지를 무시하고 이간질을 일삼는 자를 가려 써야 한다. 인사가 만사인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없도록 반드시 내 주위부터 잘 살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