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우리사회의 부정과 비리

  • 입력 2022.07.31 10:48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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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오래 전부터 사회의 구석구석에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고 도덕과 윤리와 규범이 붕괴되고 있음을 봐왔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들과 힘있는 자들의 탐욕이 어우러져 마치 부정의 경쟁이라도 하듯 배불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꼴(?)이다.

 그들의 배불리기 싸움에 우리 민초들은 언제나 희생을 강요당해 왔고, 그들의 무대를 빛내주는 말 없는 관객이 됐을 뿐이다.

 민초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잘 돌봐야 할 국회는 당리당략만을 주장하고, 최근 정부도 인사청탁 등 부정과 비리로 득실거리는 추태의 경연장을 방불케 한다는 극단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권개입, 뇌물수수, 청탁 등으로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 끊이질 않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정치판의 부정부패에 대해 한 정치부 중견기자는 “상당수 정치인들이 역량이나 덕망도 철학도 없는 것 같다”며 “그들은 개인적인 부귀를 위해 권력의 주변에서 눈치나 살피고 있다가 기회만 있으면 이권에 개입해 돈이 되는 일이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부동산투기, 뇌물수수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은 “관례로 돼있는 걸 가지고 웬 야단들이냐”고 항변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재수가 없어 걸려들어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을 민초들은 과연 얼마나 믿을지 궁금할 뿐이다. 법대로 살면 차기 선거비용 등은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말투다.

 지난 7월 1일 개원한 도내 18개 시·군의회는 의장·부의장 선출과 원 구성 등을 두고 불협화음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사실 지방의회 의장은 개인 관용차에 기사와 업무추진비, 거기에다가 지역의 각종 행사장에 참석하면 기관장에 버금가는 예우(?)까지, 그래서 주민들은 ‘신이 준 자리’로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부디 이런 막중한 자리(?)에 오른 의장·부의장은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관례와 일상화돼 있는 걸 가지고 왜 우리들에게만 올가미를 씌우느냐?”는 그들의 항변은 지금의 지방의회도 상당히 병들어 있다는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권력의 주변이 그렇고 지방의회도 이지경으로 우리사회는 부정부패의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폭력, 음주 등으로 전과자가 된 의원들이 사라지지 않는 지방의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방안을 우리 모두가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느새 악취에 익숙해져 악취를 맡을 후각이 마비된 상태에 빠져 있다.

 고위공직자는 고위공직자대로, 하위공직자는 나름대로 민원인과 결탁, 부정한 먹이사슬에 얽매여 부패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게 오늘의 우리사회인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제 우리사회가 더 부패하고, 치유할 수 없는 무력증에 빠지기 전에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권력자와 지도층,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자신이 도덕적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남을 비판할 때 우리사회는 대립과 불신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진실로 우리가 고쳐야 할 마음가짐은 남의 탓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을 쇄신하는 일이다.

 “내가 뽑은 국회의원과 시장·군수, 지방의원 등이 부정부패로 처벌을 받으면, 지지한 유권자도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필자는 여러차례 강조했다.

 자기자신의 내부혁신을 통한 도덕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남을 비판해야만 설득력과 호소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다’는 말처럼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취재현장에서 뛴 필자가 수십차례 경험하고 느낀 것은 지금까지 권력과 손잡고 뇌물을 제공해 쉽게 성공한 정치인들은 어려움에 처할 경우 대부분이 쉽게 포기하고 자기자신의 잘못보다는 지금의 정치풍토(?)를 나무라는 책임회피성 발언에 몰두하는 것 같아 답답할 뿐이다.

 사실 이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지금 필자의 귀에 맴돌고 있다.

 성공과 실패, 모든 것을 자기자신이 책임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우리가 바라는 이시대의 ‘진정한 정의인(正義人)’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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