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 칼럼] 이 시대는 경청과 소통의 리더를 원한다

승인2022.08.08l수정2022.08.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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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편집국장.

 고(故) 이병철 회장이 삼성에 입사해 처음 출근하는 아들에게 앞으로 마음의 지표로 삼길 바라며 휘호를 써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경청(傾聽)이라는 두 글자였다고 한다.

 ‘경청’이란 단어를 깊이 묵상하다 보니 ‘경청’의  범위에 대한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대의 지도자 즉, ‘리더’의 모습이 떠올랐다.

 얼마나 많은 소리를 들으려 할까? 또한 들으려는 자세는 돼있을까? 들을 줄 아는 리더는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대통령 출근 시 실시하는 ‘도어스테핑(doorstepping)’에서 나오는 소리가 국민 다수의 소리일까?

 ‘리더’ 자리에 있다고 모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리더’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그 사람이 곧 ‘리더’인 것이다. 뛰어난 ‘리더’는 단지 친소관계나 뛰어난 재능만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택동이 죽을 때까지 머리맡에 두며 애독했던 그 유명한 책 ‘용재수필(容齋隨筆)’을 쓴 송나라의 재상 홍매(洪邁)는 “사람을 제대로 아는 것이 군주의 도 (道)이며,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신하의 도(道)”라고 했다.

 즉 ‘치자(治者)의 역할은 사람을 등용하는 데서 시작해 배치하는 데서 끝난다’ 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을 아무나 쉽게 가질 수 있는 역량이 아니었기에 인재 등용의 능력은 ‘천하패권’의 승패와도 직결되는 리더의 중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다.

 ‘리더’는 백성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리더’는 백성을 무던히도 노력하게끔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모 그룹연구소는 올 초 21세기 기업이 더욱 주목해야 할 아젠다로 ‘소통’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때의 소통은 단순한 의사 전달이 아니라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이어야 한다.

 중국의 철학자 장자(莊子)는 소통의 과정을 3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다는 몽매한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 즉 상대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대를 나의 관점에서 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기르는 새가 아무리 좋고 귀하다 해도 내가 받는 진수성찬의 상을 줘서는 안 된다. 새에게는 새에게 맞는 모이가 따로 있음을 알고 이를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이를 통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됐다는 호접몽(胡蝶夢)의 예에서처럼 현실과 꿈을 오갔듯 자아와 피아의 세계를 이해하게 되면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최근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모 그룹연구소만이 아니다. 작금의 시대는 이념과 이상이 다른 여러 세대가 공존하며 살아가기에 거의 모든 기업과 단체와 사람들이 소리를 높여 이야기하고 있다.

 영국의 경영학자 웰더는 “경영자들은 근무시간의 70%를 소통을 위해 써야 하며, 기업 문제의 70%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까지 했다. 오래전 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경청’이라는 책 제목에는 ‘마음을 얻는 지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생각해 보면 백 마디 입에 발린 말보다 말이 없더라도 마음을 열고 귀 기울여 주는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말 잘하는 비법을 배울 게 아니라 우선 말을 잘 들어 주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우리는 우리의 의지로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을 선거해서 우리의 대변자 역할을 잘하라는 의미로 직접 그 지역의 ‘리더’로  뽑았다.

 하지만 일부에서 선출된 리더들은 원 구성부터 삐걱대더니 3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상호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리더’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소통자’로서의 역할을 원활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또한 지역민들의 대변인 역할은 고사하고 지역민들에 대한 불신감만 조장하니 이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한 기나긴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 경제회복은 외면한 채 외부 행사를 통한 개인의 치적에만 치우치고 있지는 않은지 심히 걱정스러운 맘 그지없다.

 그리고 자치단체장도 말할 것 없다. 편 가르기는 이제 그만하고 지금은 조직 간에 화합을 도모하고 상호 간에 소통하며 지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주민들의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소통’하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주민들의 섬김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 1일 실·국장 회의에서 도민과의 소통 확대를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박 지사는 “선거기간 도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찾아오는 민원인은 회피 말고 적극적으로 만나라”고 주문하는 등 여러 가지를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민원 해결을 위해 경남도를 찾아보면 주민들에게는 너무 불편함을 주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

 단순히 탁상행정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체감적인 행정이 필요로 한 것이다.

 기업들의 애로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구성원도 사람인 것이다 ‘공정’과 ‘상식’이 어떤 것인지 국민이 더 잘 안다.

 지금이라도 각자의 리더로서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믿고 대신해 준 지역민들과 소리를 ‘경청’해서 ‘소통’을 우선하며 상호 간의 ‘경청’과 ‘소통’을 통해 모두가 감동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간절히 원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그리할 때 ‘소통’이 ‘감동’이 되고 그 감동이 넘쳐나는 사회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사회가 아닌가.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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