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입맞춤엔 세월이 흐른다’
나사를 조이다 움찔
몸 안에 꿈틀대는 너
그렇게 생채기 끌어안고
검붉은 윤활유에 몸 씻으며
기약 없는 세월 견딘 듯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있다.
몸 안에 익어가는 너
늘어난 주름살 보곤
뒤돌아 흐르는 눈물 삼키고
다음 여정 준비하는 듯
돌부처처럼 세월을 읽고 있다.
거역할 수 없는 생의 동반자
삶의 윤활유 가득 마시고
가야 할 때 덤덤히 준비하며
절규하는 너의 입맞춤
조여 오는 절박한 메커니즘에도
너는 말이 없다.
◆ 시작노트
삶은 언제나 무언의 함성이다.묵묵히 지신의 역할을 해온 피아들의 헌신과 애정의 발로다.
눈에 보이는 현상과 물질에 도취해살아가는 일부 현상에 대한 묵시적 저항의 표출로 나사를 보았다. 맡은 바 자신의 역할을 소리없이 해내면서도 이타적 마음으로 봉사하는 자세야 말로 우리 모두의 본받아야 할 현 주소라 여긴다. 아쉬움 끝 그들을 위해 휴식을 선물할 당사자가 또한 우리 자신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 조필 시인 약력
- 시사모 동인회원,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원
- 무등디카시촌
- 광주문인협회·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