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수능의 시계는 차가운 11월의 바람을 타고 온다

승인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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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수능의 시계는 차가운 11월의 바람을 타고 온다. 고3 수험생의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지나온 시간은 참으로 굵고도 길었을 여정이다. 

 해마다 그랬겠지만 ‘2023수능’을 앞둔 대한민국의 가을도 결코 아름다운 형용사만으로 치장된 하늘이 아니었다는 점에 공감한다. 

 흔히 가을을 이야기할 때, 허무와 고독은 빠지지 않았고 혹자는 쓸쓸함과 허무의 계절이라 정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수사들은 어쩌면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 만큼은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이 땅의 51만여 수험생과 처지 비슷한 학부모들의 가슴으로 은행잎처럼 샛노란 햇살이 스며드는 11월이기를 기도해 본다.

 누가 뭐래도 수능을 준비했던 수험생에겐 최소한의 멋도 없었고 낭만도 없었을 가을임이 분명하지만 목표를 위해 달려온 그들에게 가을하늘보다 더 청명한 결과 있기를 기원한다.  

 경남지역 응시 수험생은 도내 169개 고등학교 2만9000여 명과 창원·진주·김해·양산 지역의 졸업생 및 검정고시자를 포함한 약 3만100여 명의 수험생이 이번 수능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이후 3번째 맞는 수능이라 도내 116개 수험장에서 치러지는 이번 수능은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일반학교 105개교와 별도시험장 10곳, 그리고 병원 1곳에서 시행된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경남 교육청은 지난 14일부터 ‘수능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경남경찰청과 각 지역 관할 경찰서와 유기적 협조 관계를 조성했다.

 차량지원과 수능 시험장 주변 통제를 도움 받아 시험장을 소음으로부터 최소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운명의 결과를 위해 달려온 삭막한 고3 수험생들의 가슴에 용기라도 심어지는 계절이 어서 오기를 선배 어른의 한 사람으로 축원한다. 더불어 우리 지역 모든 수험생들이 오늘 아침햇살에 반짝였던 은행잎처럼 반질거리며 윤기 나는 고득점의 결과를 얻는 행운으로 원하는 대학으로 입학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제, 많은 시간동안 가슴속 켜켜이 쌓여 왔을 딱딱한 옹이, 눈가에 서려있을 핏자국까지, 2023 ‘수능이라는 얄궂은 의식을 떠나보낼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시간만 지나고 나면 한동안은 전부 내려놓고, 잊고, 즐기고, 자고, 영화보고, 운동하며 때로는 소설도 읽고, 시도 읽고 여행도 즐기는 청춘의 계절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 

 가을의 오묘한 빛도 몰랐고 허무가 뭔지 고독이 뭔지조차 느낄 여유가 없었을 존재, 누구나 거쳐야 할 운명의 시간 앞에 부모도 학생도 초연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운명의 시간임은 분명하다.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의 공기를 몸과 마음으로 느낄 그날이 11월 17일 오늘이라 여기고 그날의 의식을 즐기듯 넘길 수 있기를 응원한다.

 더불어 잃어가는 과거 경남 교육의 명성도 되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교권이 추락해가는 시대에 동고동락했던 스승에 대한 감사의 계절도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경남 지역 모든 수험생의 건투를 빈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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