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정치인의 말실수, 본인이 책임지지 못하면 정당이 나서야 한다

  • 입력 2022.12.20 14:14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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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어둠이 묻어주는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아픔이 묻힌다는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하는 행위가 포함돼 있는 것이기도 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는 세상을 참 많이도 변하게 했고, 이로 인한 유족들의 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고통으로 견디기 힘든 시간의 강을 건너고 있을 것이다.

 힘들지만 그래도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다행일까를 여기는 것도 잠시, 생각 없는 정치인 한 사람의 정제되지 않은 말은 과히 상상하기조차 힘이 들게 한다.

 잠시 집 앞 공원을 걸으며 흐린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몇 천 개의 밤을 보내고 다시 이 자리에서 세상 이야기를 들어보고 바라보게 됐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세상 이야기와 사람 사는 이야기에 편가름 없이 아프면 아픈 그대로를 말하고 듣고, 좋으면 좋은 그대로를 듣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놓아 본다.

 지난주 창원특례시 비례대표 김미나 시의원의 SNS상 막말은 온 나라를 벌집 쑤시듯 해놨다.

 그렇지 않아도 시장의 선거법 위반 행위로 불구속 기소 판정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깊어지는 판국에 초선 시의원이 내뱉은 유족에 대한 막말은 창원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전 국민에게 선전하는 듯한 효과로 발전하는 것 같아 부끄러움은 애꿎은 시민의 몫으로 남는 연말이 되고 말았다.

 세상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또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을 말한다.

 세상에 태어나 꿈꾸는 시간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 밤이면 또 돌아오는 별빛과도 같이 쉽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최소한 사람으로서 도리와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그게 세상 속 나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통제이기도 하다.

 세상 안에 스스로를 풀어 놓고 스스로 통제할 힘이 없는 사람은 나이와 경륜에 상관없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사람에 대한 공천을 부여한 정당의 공심위 관계자는 사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세상은 사람을 보는 눈이 있다.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면 한순간 무너지는 게 인생이기도 하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자리의 정치인은 더하다.

 시의원의 입으로 공인임을 잠시 잊었다는 것을 변명이라고 했을까?

 이유 여하를 떠나 한순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삶과 정신이 피폐해져 가고 있다.

 늘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그들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오늘. 이런 막말을 지켜보며 과연 앞으로 정치인의 말을 제대로 신뢰하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게 된다.

 세상이 정치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정치인이 세상을 얼마나 바르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도 정치인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을 공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자세와 그들을 선별하는 눈이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은 사람으로서의 도리, 정치는 정치로서의 몫을 해야만 세상을 당당히 걸어갈 자격이 있다.

 사퇴의 압박이 반성의 소리보다 크게 들리는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못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세모의 하늘이 정치인의 실수로 잿빛으로 더 어둡게 물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시민을 위해, 국민을 위해 다짐했던 처음의 그 간절했던 마음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본인이 책임지지 못하면 이제는 정당이 나서서 해결하라.

 시민과의 약속, 시민의 목소리에 신중한 사람으로 내가 세상을 왜 살아가는지 정치인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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