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호 칼럼] 임인년(壬寅年)을 보내며

  • 입력 2022.12.25 11:20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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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인년(壬寅年)이 저물고 있다. 영욕으로 얼룩진 2022년은 이제 과거 속으로 사라져 가고, 엿새 후면 2023년 새해가 밝아온다.

 앞으로 전개될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우리의 현대사에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개혁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되기에 새해에는 역사의 과오를 발전의 계기로 삼는 지혜로 새 설계를 해야 할 때다.

 잘못된 과거를 계속 거론한다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역사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후 2023년을 여는 우리들은 착잡한 감회보다는 보다 희망찬 내일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역사의 흐름을 눈으로 보고, 스스로 체험한 사실을 토대로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며 남은 임기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는 아직도 북한과 냉전 기류에 휩싸여 뒷걸음질하고 있음에도, 이 땅의 정치 지도자들은 뚜렷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반성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현자(賢者)는 역사에서 배우고, 우자(愚者)는 체험한 후에 배우게 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을 통해 너무나 많은 역사적 교훈을 얻었고, 엄청난 체험을 했다.

 이러한 역사와 체험 가운데 무엇이 옳고 바른길이며,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냉정히 가려야 할 것이다.

 특히, 2022년은 우리에게 엄청난 역사적 교훈을 안겨준 해이기도 했다.

 여·야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 희망과 좌절, 어둠과 빛을 동시에 안겨다 준 분명 뜨거운 한 해였던 것 같다.

 국내 정치판은 말할 것도 없고, 영원히 섞이지 않을 물과 기름으로 여겨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통령이 만나 힘겨루기(?)를 하는 등 나라 안팎에서 소용돌이친 역사의 변화는 격동기라고 불러도 충분할 것이다.

 질곡과 오욕으로 점철된 2022년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과오’나 ‘실패의 역사’를 반추하는 것은 단순한 이유 추궁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역사 발전의 교훈으로 삼자는 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겪었던 지난해는 격동과 급변의 한 시대였다.

 가진 자들의 부도덕성과 못 가진 자들의 반발(?)이 맞물려 극도의 사회혼란 속에서 인간성과 도덕성은 실종되고, 가치관이 뿌리째 흔들린 시기였던 것 같다.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 나라 안팎에서 전개된 역사의 소용돌이는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민의 대변자로 의정사상 가장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국회마저 무기력에 빠져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책임이 수반되지 않는 정치 형태는 당리당략적이고 소모적인 정쟁으로 허송하며 우리 사회를 어둠의 사회로 몰고 간 것 같다.

 또 경제 성장과 국민 의식 성장만큼 뒤따르지 못한 정치문화도 80·90년대 보다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새해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생활지표를 근검과 절약으로 정해 ‘가계 빚 1800조를 돌파해...’라는 단어가 시급히 사라지도록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다.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努)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니...’라는 푸시킨의 시구(時句)처럼 생활이 우리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자.

 과거에 대한 추억이나 미련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자. 미움과 불신을 이제 망각이라는 강물에 던져버리자.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가올 새해의 번영을 기약하는 동시에 밝은 역사를 창조하는 데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다툼’이 없는 향기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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