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논단] 시민은 차기 선거에서 그들을 어떻게 심판할지 궁금하다

  • 입력 2023.01.24 14:19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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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 본지 이현수 논설위원

 설 연휴가 소리 없이 지나고 노을빛에 물든 정초의 어느 하루가 또 저물어 간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막말을 쏟아낸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 제명 안건 ‘부결’에 대해 지역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설 민심 밥상 안주로도 이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18일 제121회 임시회 제명안 ‘부결’ 결과에 대해 ‘제 식구만 감싸는 끼리끼리 정치’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전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된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국민의힘 창원시의회에 쏟아지는 도민과 시민의 비난 또한 심상치가 않다.

 동료 의원의 징계 문제 최종 결정 권한이 지방의원 당사자들에게 주어져 있는 이 같은 ‘특권’ 유지는 앞으로도 유사한 일이 발생해도 또다시 같은 결론이 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감을 들게 해 그들을 바라보는 정초의 하늘이 슬프기만 하다.

 정치인은 그들 스스로의 안위를 위한 정치만을 하고, 그들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규정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제명 징계 무산은 유가족과 시민을 향한 3차 가해라는 비난과 ‘부끄러움은 창원 시민의 몫’이라는 분노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징계 결정 결과에 대한 번복이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혼탁한 정치가 불합리한 동지애로 비치게 만들어버린 현실은 시민으로부터 외면받음이 마땅하다.

 그에 반해 흔들리지 않는 고고한 달빛은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걷는 아름다운 동지애를 자랑하고 있어 인간이 배워야 할 자연의 법칙은 무한함을 증명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인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시민은 이제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 시민의 판단이 차기 선거에서 그들을 어떻게 심판할지가 더 궁금한 정초의 1월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정치공학 숫자 놀음으로 밀어붙이는 정치, 과거에 얽매여 그들끼리만의 동지애로 뭉쳐진 정치는 중앙이나, 지방이나,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다는 아픔을 남기고 있다.

 정치인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인가.

 정당인의 입에서 여과 없이 내뱉어진 말에 대한 일반적 책임을 시민의 입장에서 따져 물어 책임 지우게 하는 것이 바르게 걷는 동료 정치인이자 시민을 대변하는 정당인이고, 올바른 가치를 지닌 정치인 아닐까?

 한 사람의 실언으로 정당 지지율의 절반이 하락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

 자신이 소속된 정당이 본인 한 사람으로 인해 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망신 당했다면 결과에 대한 선택은 본인 스스로 먼저 져야 하는 게 맞다.

 당론 우선주의에 빠져 세비만 축내는 정치는 해가 바뀌어도 좀처럼 떠나질 않고, 첫새벽을 재촉하는 달빛만이 나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며 동에서 서로 기울어 가고 있다.

 이렇듯 자연과 우주가 오가는 질서에는 흐트러짐이 없지만 시민과 도민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의 언행은 여전히 갈짓자를 걷고 있어 안타깝기 여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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