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욱의 세상만사]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입력 2023.02.23 11:38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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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편집국장
▲ 노종욱 편집국장

 사람들은 무수한 인연(因緣)을 맺고 살아간다. 그 인연 속에 고운 사랑도 엮어가지만 그 인연 속에 미움도 엮어지는 게 있다.

 사람은 만남을 통해 좋은 인연으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한다.

 좋은 만남이라 생각했는데 그저 스쳐가는 만남도 있을 것이고, 그저 스쳐가는 만남이라 생각했는데 참으로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만남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인연’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관계를 인연으로 엮기를 좋아한다.

 특히나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무언가로 엮기를 좋아하는 민족도 드물다.

 학연(學緣), 지연(地緣), 혈연(血緣)…. 오죽하면 사돈의 팔촌이라 부르며 접점(接點)을 찾으려 든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情)이 많은 민족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시기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내 일처럼 기뻐해 준다.

 그러한 끈끈한 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위기를 온 맘으로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온 것이다.

 ‘지도화무십일홍(只道花無十日紅, 그저 꽃이 피어야 10일을 못 넘긴다고 하지만), 차화무일무춘풍(此花無日無春風,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 없다네)’.

 중국의 송(宋)나라의 시인인 양만리(楊萬里)가 월계(月桂)에 대해 읊은 시의 일부분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대저, 이제 막 차올라서, 혹은 한참 붉어서 자만에 빠져 기(氣)가 만장(萬丈)을 넘을 때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로 경계의 교훈을 준다.

 달도 차면 기우는 것. 그게 사물의 이치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부른다.

 공복을 한자적 의미로 풀이해 보면, 많은 사람들의 종이라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주민을 겸손하게 섬기는 마음으로 국가의 일을 하라는 의미로 공복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는 박완수 지사의 시·군 소통의 장(場)도 주민들의 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고충을 해결함이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씁쓸하기만 하다. 아직도 공복들 중에는 섬김보다는 군림하려는 제왕적인 생각을 가진, 공복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도지사가 현장의 소리를 들으려 노력해도 일선에서 일부의 몰지각한 공복의 역할이 그러질 못하면 그에 대한 비난은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공복은 지역민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 모두를 보듬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복의 자세인 것이다. 올바른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마음가짐을 회복하는 것보다 쉽다고 한다.

 공복은 우선 듣는 자세를 길러야 한다. 말을 많이 하면 반드시 필요 없는 말이 섞여 나온다.

 원래 귀는 닫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입은 언제나 닫을 수 있게 돼 있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설명해 이해를 구해야 한다.

 위에서는 솔선해서 들으려 연일 강행군이지만, 일선에서는 여전히 복지부동인 모습이 자주 목격되곤 한다.

 공무원 헌장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다”라고 시작한다.

 이어서 “우리는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국민에게 봉사한다”라고 결의하고 있다.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을 진정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명심해야 한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다.

 이제는 민관이 합심해서 한곳으로 달려가야 한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모두가 감동하는 아름다운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성공의 법칙은 많이 주고, 많이 베풀고,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에 대한 보답으로 큰 보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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