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이동춘 시인 ‘봄 앞에서’

  • 입력 2023.03.27 12:21
  • 수정 2023.03.27 12:23
  • 기자명 /정리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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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앞에서’ 

 

떠나야 할 시간인데
아쉬움의 이유 무엇이길래
움츠러진 몸뚱이 겨우 추스른 삶에
손발이 얼며 옷깃을 세우게 하는지

지난 며칠 남녘에서 밀어 올린 바람은
분명 훈풍이었는데 말이다
다가온 봄이란 놈과 시소게임이라도 하려는가 보다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과 
마지못해 밀려난 바람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흐른다
웃고픈데 웃지 못하고 뒤돌아서는
두 사이에 소통되지 못하는 깊은 
정적이 흐르고 바람은 벽을 때린다.

그러나 언 땅은 녹을 것이며
물은 흐를 게고 봄은 오고야 마는 것
꽃이 피고 그리움이 피면 
春風도 불어올 것이다

그때 가슴 열고 이 바람에 편승하여 
걷고 또 걸어 전하리라 봄 왔다고
언 가슴 삭혀 줄 훈풍 왔다고
 
내 마음의 벽도 무너져 내리겠지!

 

 ◆ 시작노트
 꽃샘추위 탓을 빌어 방전된 몸이 반응 병원과 직장을 오가며 우리 사회가 정치권이 함께 겪고 있는 소통 부재에 가슴이 저려옴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흑백 진보 좌우로 갈라진 현실을 바라보며 언제까지 벽속에 갇힌 이 피폐한 삶의 현장에 훈풍이 불어올지 기대해 봅니다.
 어느 진영의 논리가 맞고 그름이 아닌 정치인들과 언론 교육 종교의 현장에 만연된 정직성의 부재가 벽이 되어 민초에게 불어올 훈풍을 가로막고 있음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녘의 봄 내음이 북쪽까지 온 나라를 따사하게 적셔지길 소원합니다.

 ◆이동춘 시인
 -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 시사모 운영위원
 - 한국문화융합예술치료교육협회 상임이사
 - 전)건양대 보건복지대학원 치유선교학과교수
 - 시집 ‘춘녀의 마법’ 외 시사모 동인지 ‘탑의 그림자를 소환하다’ 외 다수
 - 한용운문학상 수상
 - 대한민국행복나눔봉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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