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두관 후보의 명쾌한 자평

  • 입력 2006.05.30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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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고 경남지사 후보인 김두관씨가 정동영 의장을 향해 이번 지방선거 이전에 당을 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의장이 민주당과 통합 등 정계 개편론을 제기한 데 대해 “당을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사사로이 농락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말한 것이다. 김두관씨는 “열린우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지지는 물론 최소한의 동정도 받지 못하는 정당으로 전락했다”며 “당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책임져야 할 사람이 선거후 민주당과 통합 운운하는데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도 이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어 5·31 지방선거가 끝나면 여당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 국회내 최다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싹쓸이 당하는 참패를 예견하고 벌써부터 지도부에 균열이 생기는 현상은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와 같은 정부·여당을 주축으로 살아야 하는 국민들의 참담함은 차치하고 국가관리가 제대로 될 것인지가 더 걱정이다.

정부와 여당이 하는 일에 박수갈채를 보낼 수 있는 국민은 행복한 국민인 반면 정부·여당이 하는 일을 믿지 못하고 짜증스러워 하는 국민은 불행한 국민이다.

여당의 최고위원이자 경남의 도지사후보가 자기가 소속된 정당을 두고 ‘국민들의 지지는 물론 최소한의 동정도 받지 못하는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진단한 것은, 그것도 선거를 코앞에 두고 천하에 공개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당락을 초월해서 소속 정당의 앞날을 위한 충정일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이 속으로만 느껴오던 ‘불행한 국민’의 아픔을 스스로 인정하고 대변해 주는 듯하여 속 시원함까지 느끼게 한다.

각종 여론조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전국에서 참패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민심을 촌탁하는 잣대이기도 하지만 민심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리저리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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