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족발에 얽힌 이야기

  • 입력 2009.05.19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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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족발로 인해 다소 아쉽고 우울한 마음을 감추며 보낸 하루였다.

‘아니 왠 뚱딴지 같은 족발 ?’

아침에 출근을 하니 과장님 목소리가 들렸다

“계장님 아이들이 족발 훔쳤먹다 잡혔다 하는데 형사처벌 하지 마시고 선처하는 쪽으로 고려해 보세요” 무심결에 스쳐지나 가도 되는 소리이지만 자식가진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쏠림은 인지 상정인가?

내용은 겨우 15~16세 아이들이 시장에서 족발 두개를 훔쳐 먹다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형사처벌 받을 처지가 되었단다.

순간 ‘아니 요즘도 먹을 것을 훔치는 아이가 있나?’하는 생각과 함께 내 어릴적 생각에 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어릴적 배고픔에 허리춤을 움켜 쥐고 먹거리가 궁핍했던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온갖 맛나는 음식냄새로 가득했던 시장을 지나칠 때 어머니 눈치만 살피다 끝내 어머니 그림자만 뒤 따라야 했던 내 어린시절, 그런데 먹거리가 풍요로운 요즘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 음식을 훔치는 청소년이 있나 하는 허탈함과 아쉬움에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여정에서 가장 풍부한 감수성과 무한 잠재력을 가진 청소년이 순간적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경찰관서에 이름을 오르내려야 하는 안타까움......

우리 아이들이 조금만 더 사려 깊고 먼 안목으로 삶을 바라본다면 보다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조금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울하게 보낸 하루였다.

성영석 / 거창경찰서 생활안전계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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