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모두 대오각성 있기를

  • 입력 2006.06.01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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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예측한 대로 나타났다. 어쩌면 한나라당의 싹쓸이, 열린우리당의 참패 그대로였다. 혹자는 선거의 결과를 보고 ‘낮은 정치수준’, ‘후진성을 면치 못한 불행한 선거’였다고 혹평한다.

그러나 천심과 같은 준엄한 유권자의 심판을 지방정치인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진작에 과거, 그 어느 선거보다도 선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나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사실상 선거축제는 커녕 갈수록 난장판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럴싸하게 매니페스토운동이 벌어졌지만 정책과 인물로 지역심부름꾼을 뽑는다는 취지가 초반부터 파열음을 내고 만 것이다. 지역정책 공약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텐데도 엉뚱하게 야당은 ‘무능·무책임한 정권의 심판’이라고 우기고 여당은 부패와 비리로 충만한 지방권력의 심판이라고 맹공격을 퍼붓기만 했다.

선거결과는 원인이야 어쨌든 누가 뭐래도 유권자 마음의 결정이다. 평상시 민심을 사로잡지 못할 때 돌아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패배 뿐이다. 막바지에 열린우리당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읍소로 매달려 보았지만 유권자는 냉담하기만 했다.

진정한 반성의 기색도 없이 머리를 조아린다고 해서 돌아올 민심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선호해서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아야만 한다. 워낙 열린우리당의 오만과 실정에 신물이 난 유권자들의 표심에 반사이익을 얻은 것밖에 별로 없을 것 같다. 앞으로 10개월 남짓 남은 대선을 차분히 준비하기 위해서도 이제는 여야 모두가 달라져야만 할 것이다.

누구보다도 주민들과 일상을 같이 하며 꿈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지방정치인들은 민심의 흐름을 세밀히 파악해 그대로 실천해 나가는 데 앞장서야만 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유권자들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정치바람에 흔들리지 말고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여당은 대오각성이 있어야 할 것이요, 야당은 여당의 결과를 반면교사로 삼아 심기일전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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