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용어로 파괴되어 가는 청소년 언어

  • 입력 2006.06.01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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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에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고 컴퓨터가 집집마다 보급되면서 우리말 파괴와 정체불명의 신조어가 판을 치고 있어 그 피해와 부작용이 심각하다. 특히 청소년이나 20대 젊은 세대에서는 기성세대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세대간 단절현상마저 노골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집안에 들어오면서 이미 가족간에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인데 여기에 언어마저 서로 통하지 않아 마치 외계인과 대화하듯 우리말을 통역하고 번역해야 하는 웃지 못할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담임선생님을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게 된 지 오래다. ‘담탱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고 폄하해서 부르는 경우가 예사고 욕이 입에 밴 아이들은 아예 욕을 섞어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즐’, ‘짱’, ‘즐감’, ‘짱나’, ‘방가방가’, ‘안냐셈’ 등은 보편적으로 통용되다시피 하고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도저히 그 출처를 알 수 없는 신조어를 조합해 이해하기 힘들거나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 세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바로 잡아야 할 과제다.

언어는 한 시대의 중요한 문화이고 정신이 아닌가. 불과 60여년 전에 일제가 우리민족을 지배하고 언어를 말살하며 창씨개명을 할 때 독립투사들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며 지켜냈던 우리의 말이고 글이며 혼이 아니던가.

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한다면 이미 그 정신과 민족혼이 잠식된 식민지며 주권이 상실된 것이나 마찬가지기에 지금부터라도 젊은이들과 청소년의 언어습관을 바로 잡아야 한다. 강제로라도 부모님과 선생님, 고마운 분들에게 편지쓰기를 생활화하고 게임과 인터넷보다는 독서와 글짓기로 심성을 가다듬어 맘씨와 글씨, 솜씨가 고운 사람으로 키우고 다듬어 우리민족의 얼과 정신, 문화를 지켜내는 지킴이의 사명을 지워야 할 것이다.

유정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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