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복인사를 해서는 안된다

  • 입력 2006.06.08 00:00
  • 기자명 권경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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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관가에서는 뜬금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새 단체장들이 지난 선거때 상대방을 도와준 공무원들에 대한 ‘살생부’를 만들었다는 설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간담을 서늘케 하는 살생부야말로 역사의 고비마다 공포와 전율로 치떨게 하는 살상행위로서 여기에 들어가는 인명(人名)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오늘날은 피바람을 몰고오지는 않더라도 관가의 인사이동이나 기업의 구조조정 등에서 가차없이 차별 또는 불이익을 행하는는 경우를 보아왔다.

7월 1일, 도지사·시장·군수로 들어갈 신임 단체장들의 임기개시와 함께 곧 대규모 인사이동을 단행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단체장은 ‘인사가 만사’라는 원칙에 유념해서 투명한 인사행정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공직사회를 버티게 하는 최대의 덕목이기에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시·군에서는 선거 당시 공무원들이 상대방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지지했다고 해서 보복인사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사기를 먹고 사는 공무원에게 보복인사를 한다면 엄청난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일부 단체장들이 마음을 고쳐먹지 않고 보복인사로 막가파식으로 간다면 종내는 그 여파가 본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최선을 다해서 묵묵히 일하지 않고 기회만 엿보는 정치성 공무원에게는 일벌백계로 다스리는 사례도 남겨야 한다. 그렇지만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극대화하는 이들에게는 인사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윗사람들의 눈치만 보는 해바라기성 공직자도 문제지만 외부의 권력층을 동원해 청탁인사를 일삼는 부류들은 아예 배격해야 한다.

앞으로 관행처럼 되어온 연공서열에서 탈피해 열과 성을 다해 전력투구하는 공직자를 발탁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할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공정성,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보복인사만은 단행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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