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구멍가게 사장님 생각

  • 입력 2009.09.25 00:00
  • 기자명 유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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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상가에 새로운 술집이 하나 생긴 걸 보고서 얼마 뒤 ‘꾼’들을 모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술집은 이미 다른 가게로 변해 있었다.

여기저기서 경기가 나쁘다고 난리들이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살아남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조그만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는 자들이 있다.

기자가 사는 동네 상가는 물론 소위 잘 나간다는 시내 중심가에도 한 달이 무섭게 상호들이 바뀌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세상을 보며 어려운 경제 탓만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게든 기업이든 하나의 사업체를 운영해 가는 CEO는 현대 사회의 영웅이다. CEO는 작게는 수명에서부터 많게는 수만명에 이르는 구성원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이들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동네구멍가게 사장 마인드는 다르다. 장사가 잘 될 때는 얼굴에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맞이하지만, 짜증나서 일하기 싫으면 물건을 사러오는 손님들도 귀찮고 퉁명스럽게 대한다.

한 마디로 “내가 장사를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 내가 사장이니까…”라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는 여기에서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가게가 장사가 잘되면 질투하고 배아파 한다. 정작 본인은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남이 성공하는 걸 시기하며 손가락질 한다.

남의 성공을 깎아내리는 것은 오르지 못할 나무의 밑동을 망치로 쳐서 그의 성공에 상처를 내고 궁긍적으로 쓰러트리는 행위다. 오르지 못할 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누군가 올랐다면 당신도 가능하다. 물론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한다면 말이다.

신입사원은 사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고, 구멍가게 주인은 백화점 주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오르지 못할 나무라고 생각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 둬야 하지 않을까?

당신에겐 발전의 가능성이 없으니 말이다.

유정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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