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해시의 모노레일카 사업

  • 입력 2009.12.30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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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가 관광진흥 차원에서 가야역사테마파크와 천문대 간을 운행하는 모노레일카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시와 민간업체가 50:50의 지분으로 총 46억원의 예산을 투입, 내년 1월 착공에 들어가 6월께 완공된다.

시는 이 사업이 볼거리와 탈거리가 조합된 최상의 관광상품으로 김해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회에 제출한 사업제안서를 들여다 보면 과연 시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타당성 검토를 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 사업은 우선 관광상품으로서의 매력있는 소프트웨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야역사테마파크와 김해의 환상적인(?)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지만 그 구상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숙박시설이 김해관광의 취약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모노레일카는 낮시간에 맞는 컨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 색다른 컨텐츠 없이 그저 430m 구간을 오가는 밋밋한 하드웨어로는 관광객을 흡입할 수 있는 상품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수지분석에 나타난 관광객 수인데 시는 역사테마파크가 완공되면 연간 91만8000명이 이곳을 찾고 약 24만명이 탑승해 연간 6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지인 경주 안압지를 찾은 인원이 작년 상반기 44만명, 첨성대가 34만명, 김유신 장군릉은 7만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면 시가 추정한 관광객과 탑승객 수는 다소 무리가 아닐까 싶다.

이 사업에 공동투자하는 민간업체의 참여조건도 문제이다. 업체는 탑승수익금을 자기들에게 먼저 배당하고, 초기 2년간 운영 후 적자가 발생하면 참여지분 50% 모두를 김해시가 인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것은 제안설명서에 나온 것일 뿐 실시협약서에는 그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부분들이 왜 사전에 조율되지 못했는가는 차치하고라도 민간업체가 과연 시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느냐 하는 것이다.

김해시의 사업 중에는 민자유치 지연이나 투자 포기로 추진이 늦어지거나 아예 자취를 감춘 것들이 몇몇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여건의 악화가 가져온 결과라고 하지만 시민들을 위한 사업이 이렇게 구체적인 대안 없이 외형적인 성과에만 매달려 추진된다는 것은 결코 옳은 행정이 아니다.
관계 공무원들은 지금이라도 모노레일카 설치에 따른 문제점을 면밀히 따져보고 보완책을 마련하여 그 사업으로 인해 시민들이 짐을 떠안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행복도시 김해’, ‘문화 관광도시 김해’의 주인은 김해시민이고 잘못된 짐을 떠안아야 하는 것도 결국 김해시민들이 아니겠는가?

이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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