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번에 안 되겠습니까

  • 입력 2006.06.21 00:00
  • 기자명 김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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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돌려 드릴게요, 저희 담당이 아니거든요, 따르릉”, “그건 저희가 담당하는 일이 아니고 다른 부서 담당이니 일반전화 번호 알려 드리겠습니다”, “담당자가 지금 외근 중이거든요, 다음에 전화 주시면 안 될까요.”

무슨 소리인고 하니 창원시청에 전화하면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대답이 위 세 가지 중 하나다. 그래서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을 때까지 이러저러해서 전화했다는 말을 세 번 정도는 반복한다.

가장 황당할 때는 민원실에서 담당부서로 전화를 연결하는데 안 받을 경우다. 이러면 처음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요즘은 노하우가 생겨서 그런 지 연결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일반번호를 받아 놓는다.

시청 관련 문의점이 있어서 시청소속 OO과에 전화하는 경우가 많다. 겨우 담당자와 통화하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 담당자는 자리를 비운 상태이니 나중에 전화하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슨무슨 일 때문에 문의하려 전화했다고 하면 자기는 같은 부서라도 그 내용에 대해서 모르는 일이라는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공무원 사회가 상명하복의 체계와 일사분란하게 정돈된 분업으로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기 담당 업무가 아니면 아예 모르쇠로 일관한 채 전화를 돌려버리니 기자는 통화하는 사람마다 붙잡고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다 보니 입이 아플 지경이다.

직원끼리 서로 보호해 주고파서 그런가 보다 생각도 들지만 하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기자의 입장에선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밖엔 여겨지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최소 자기부서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동료가 하는 일에 신경 좀 쓰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소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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