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타까운 6월 임시국회

  • 입력 2006.06.30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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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이후 변화를 기대했던 6월 임시국회가 별 성과없이 오늘 본회의를 끝으로 폐회될 것 같다. 열린우리당이 회기연장을 요청했지만 한나라당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6월 19일부터 시작된 임시국회는 12일간의 ‘미니 회기’가 된 셈이다.

국민들은 6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선거에 대패한 여당의 자기반성과 압승한 한나라당의 겸손을 바랐지만 그것은 지나친 기대에 불과했다. 임시국회는 후반기 새로운 원구성에 따라 구성된 각 상임위원회별 소관부처 업무보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데 그쳤다.

그렇지만 학교급식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두려워서인지 학교급식법 개정안과 고등교육법 개정안 그리고 자치경찰법 제정안 등 6~7개 법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는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법안처리 협조를 위한 대통령의 국회연설도 무산되었고, 한나라당은 여전히 수많은 법안을 사립학교법 개정과 연계하고 있었다. 그것도 사학법 개정의 최대쟁점인 개방형 이사의 추천 주체와 관련한 ‘등(等)’자 때문이었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한나라당은 ‘학교운영위원회와 대학평의회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을 ‘학운위와 대학평의회 등에서’로 수정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법학전문대학원법, 국방개혁기본법, 비정규직법,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 무려 20개 법안을 볼모로 삼은 것이다.

국회에 존중과 양보, 협력의 성숙된 정치문화의 기대는 정녕 사치란 말인가! 법안 협상과 심의·의결과정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마치 대립적 관계의 의원내각제의 구조적 모순을 지닌 정당체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을 볼모로 언제까지 ‘제로섬게임’을 할 지 다음 회기에는 좀 더 성숙된 국회가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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