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는 지난달 30일 은행·보험 같은 ‘신용사업’과 농·축산물의 판매·유통·구매를 맡는 ‘경제사업’을 따로 떼어내는 ‘신·경(信經) 분리’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신·경분리’란 농협의 신용사업(은행업무)과 경제사업(유통업무) 부문을 떼어 놓아 각각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신경분리 추진계획서에 따르면 현재 조직을 중앙회, 신용사업연합회, 경제사업연합회의 3개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다시 말해 신용사업을 완전히 떼어내 일반 또는 특수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3개의 법인간의 상호 유기적인 지원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농협은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추가 자본금만 7조8000억원, 경제사업 부분 적자 해소를 위한 지원금 4조3714억원 등 모두 13조원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며 시간도 1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결국 기간을 단축하려면 정부 등 외부로부터의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농협은 계획안에서 분리전 단계부터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조합 무이자 자금 등 현재 약 3조원인 경제사업 자금을 2015년까지 13조원으로 늘려 산지유통 점유율을 지난해 45%에서 2015년 55%로, 소비지도 7%에서 15%로 각각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관계자는 “이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본에 의해 휘둘려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신경분리 전 경제사업의 역량을 키우고 직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신용과 경제사업의 구분 채용과 인사, 차등보상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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