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침소봉대(針小棒大)

  • 입력 2010.11.08 00:00
  • 기자명 이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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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산청군은 군의 숙원 사업인 케이블카 설치 염원 범군민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궐기대회는 타지역에 거주하는 향우와 군민 등 1만여명이 케이블카 설치의 간절한 염원을 빌며 시가행진을 하며 군민들의 단합된 의지를 보여줬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군수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 각계 기관장과 사회단체장·군민 등 산청군 인구 3만6000여명의 1/3이 모였다.

기자는 궐기대회를 지켜보며 과연 궐기대회에 모인 군중들이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의 당위성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또한 지리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됨으로써 지역에 파급되는 경제적 이익과 주민들에게 실익이 얼마 만큼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기자는 본지에 기자수첩과 기사로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와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대 군민 홍보와 상세한 설명이 선행 되어야 하고 또 관계기관 관계자들만의 잔치가 아닌 우리 모두의 잔치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날 궐기 대회에 모인 지역주민들의 대부분은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간절한 소망으로 모였다기 보다는 마을별로 동원된 듯한 인상을 풍기는 것이었다.

비록 동원된 사람들이였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조차도 충분한 개요가 설명되지 않고 참석한 내·외빈의 일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순서가 빠르게 진행 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전체 군민의 1/3의 숫자가 어렵게 모였고, 참석자 대부분이 노령인 문제도 있었지만 이왕 모인 김에 군 관계자는 이날 행사의 목적과 당위성을 참석자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했어야 했다.
국가는 국가의 규모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들에 의해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지리산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한 군민의 의지 전달은 참석한 숫자가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선 케이블카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군민의 의식과 사명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궐기대회를 놓고 중앙부처인 환경부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에서 보듯 탁상행정과 보신주의가 팽배한 중앙부처로부터 군민의 뜻과 의지를 전달하고 케이블카 설치에 경쟁하는 타 자치단체에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민·관 모두가 합심해야한다.

얼마전 지역출신 민모씨의 국새사기 사건으로 인한 의혹들,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진행 경과, 그리고 지리산케이블카 설치의 당위성 등 이밖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져 있는 지금, 관(官)은 민(民)에게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있는 그대로 전달하여 같이 고민하고 같이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닌가 싶다.
죽은 물고기는 강물이 흐르는 대로 떠내려가기만 한다. 하지만 살아 있는 물고기는 강을 헤엄쳐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제부터 관은 민에게 알권리를 용기있게 충족 시켜주고, 민(民)은 관(官)의 정책에 힘있게 협력하는 힘과 용기가 절실히 필요 할 때라 여겨진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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