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제는 복구(復舊)다

  • 입력 2006.07.12 00:00
  • 기자명 하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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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호 태풍 ‘에위니아’는 경남지방을 무자비하게 할퀴고 지나갔다. 특히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은 ‘물폭탄’ 세례를 받아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다. 태풍의 진로는 서해안이었지만 피해는 경남이 더 심했다. 200㎜가 넘는 집중호우는 집과 농지를 집어삼켰고 고속도로와 철도마저 마비시켰다. 인명피해도 가장 많았고 농지 침수와 이재민도 경남에 집중됐다. 자연재해라는 불가항력적인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피해 앞에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지대가 낮은 진주시 문산읍은 거대한 저수지를 연상케 했고 대곡면은 제방이 터져 삽시간에 황토물이 농지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곳 뿐만 아니라 마산시 구산면 마전리와 함안과 고성에서도 제방이 터져 많은 피해를 보았다. 예견된 피해다. 이때문에 피해주민들은 관계당국의 대비책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손쓸 여유가 없었기는 하지만 사전에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대비를 했다면 피해를 줄였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자연재해보다 인재(人災)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어쨌건 태풍은 지나갔고 행정당국과 관련기관에서는 서둘러 복구작업에 나섰다. 물에 잠겼던 농작물을 일으켜 세우느라 민관군 모두가 동원되고 있다. 벌써부터 경기도 문산의 시민단체에서 진주 문산돕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렇지만 수재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에는 그걸로는 부족하다. 늘 이런 일이 생기면 되풀이 되는 것이지만 완벽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임시방편의 복구가 아니라 다시는 그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항구적인 복구를 해 달라는 게 피해 우려지역 주민들의 희망이다. 제방이 터진 이유를 찾아내고 다시는 그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완벽한 시설을 하는 게 급선무다. 그리고 도민들도 복구작업에 동참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도리다. 피서철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물가를 찾게 마련인데 가급적 피해지역에서의 놀이는 삼가는 것이 피해주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일이라는 걸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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