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입력 2011.03.15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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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살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만남들을 사람들은 좋은 인연으로 만들기 위한 무던히도 노력한다. 좋은 만남이라 생각했는데 그저 스쳐가는 만남도 있을 것이고 그저 스쳐가는 만남이라 생각했는데 참으로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만남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인연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관계를 인연으로 엮기를 좋아한다. 특히나 우리나라 국민들처럼 무언가로 엮기를 좋아하는 국민도 드물다.

학연, 지연, 혈연. 오죽하면 사돈의 팔촌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情)이 많은 민족이다. 좋은 일이 생기면 시기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내일처럼 기뻐 해준다. 그러한 끈끈한 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위기를 온 맘으로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온 것이다.

지도화무십일홍(只道花無十日紅, 그저 꽃이 피어야 10일을 못 넘긴다고 하지만), 차화무일무춘풍(此花無日無春風, 이 꽃만은 날도 없고, 봄바람도 필요 없다네). 중국의 송(宋)나라의 시인인 양만리(楊萬里)가 월계(月桂)에 대하여 읊은 시의 일부분이다.

달도 차면 기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 대저, 이제 막 차올라서, 혹은 한참 붉어서 자만에 빠져 기(氣)가 만장(萬丈)을 넘을 때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로 경계의 교훈을 준다.

달도 차면 기우는 것. 그게 사물의 이치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만하지 말고 겸손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고 부른다. 공복을 한자적 의미로 풀이 해보면 많은 사람들의 종이란 말로도 풀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주민을 겸손하게 섬기는 마음으로 국가의 일을 하라는 의미로 공복으로 불려지는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요즘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씁쓸하다.

모두가 그러하지는 않지만 산청군 관내 직원들 중에는 섬김 보다는 군림하려는 제왕적인 생각을 가진, 공복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중앙에서 잘하려 노력해도 일선에서 못하면 그에 대한 비난은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공복은 지역민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역을 보듬을 수 있어야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복의 자세인 것이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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