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정기심(先正其心)

  • 입력 2011.05.23 00:00
  • 기자명 장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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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동네 어귀 개울가나 작은 하천가에는 징검다리가 있었다. 문명이 급변하는 지금 새마을 운동으로 인해 마을마다 동네마다 작은 하천의 징검다리가 있던 곳은 작으나마 다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 그대로의 중요성과 복고로의 향수가 대두 되면서 도심의 하천에는 정비 사업으로 인해 다시 징검다리들이 많이 생겨났다.
사·오십대 중년들의 추억 속에 한번쯤은 징검다리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물장난을 치던 추억, 징검다리를 한 칸씩 건너지 않고 두 칸, 세 칸을 욕심 부리다가 물에 빠졌던 기억, 개구리를 잡아 구워 먹던 기억,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삶속에 과거에 대한 추억으로 남아 현재를 살아가는 에너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 해 본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기자는 징검다리를 한 번 더 회상 해 본다. 단순한 추억거리로만, 어린 시절 놀이 거리로만 여겨졌던 징검다리를 통해 옛 선현들의 가르침을 불혹의 나이가 중간을 넘어서는 지금에야 깨닫게 된다. 그것은 순리였다. 그것은 절차였다. 그것은 과정이었다. 또한 겸손이고 인내였다.
징검다리를 쳐다본다. 일정치 않은 크기로 어떤 것은 작고, 어떤 것은 크고, 거리도 일정한 듯 하면서도 서로 다르고… 한 걸음, 한 걸음 오늘 허락된 시간들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한 순간, 한 순간 내게 주어진 그 걸음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바빠도 순서를 지켜 건너야 했다. 인생의 지친 그 날에 걸음들을 뒤돌아 본 순간 이미 넘어온 그 걸음들에 감격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고마워하고 대견해 여기게 하는 스승이었다.
산청한방약초축제가 성황리에 끝이 났다.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다녀갔다는 축제로 인해 특히나 산청군청의 공무원과 지역민들 모두가 합심해서 행사를 치르고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에 가히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것은 아직도 공복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일부의 공무원이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를 담당하는 자’, 다시 말해 사(私)적인 의무가 아니라 공(公)적인 의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일반인과는 여러부분 대우에 대해 차별을 두어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혜택은 누려야 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으려는 일부의 모습은 공무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한방축제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공무원인가 아님 지역주민인가? 축제기간 동원됨에 불만을 가지는 일부 몰지각한 공무원들은 스스로 월급을 축내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은 소명감(召命感)으로 시작해 사명감(使命感)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원됨에 불만을 품어 교통통제 구간에서 제대로 교통안내는 하지 않고 그늘에 모여 잡담이나 하게 하려고 지역민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가진 것에는 감사 할 줄 알아야 하고, 가지지 못한 것에 불평을 하지말자. 생각이 다르고 비전이 달라도 산청이라는 공동체에서 서로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산청의 미래를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린다는 말이 생각이 난다. 선정기심(先正其心)라 했다. 서로 사랑하며 살자.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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