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짜증나는 피서열풍

  • 입력 2006.07.31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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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마지막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초복과 대서가 지나고 어제가 여름의 절정인 중복이었다. 40여일이나 지루하게 계속된 장마의 뒤끝이라 오랜만에 햇볕이 나는 바람에 피서지로 가는 차량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상주를 비롯한 거제 등지 남해안 해수욕장과 지리산 일대 계곡에는 휴가와 주말을 즐기려는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밀려드는 차량홍수에다 극심한 주차난, 쌓이는 쓰레기에서 터져나오는 악취, 무자비한 자연훼손 등으로 산과 바다는 몹쓸 중병을 앓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끊이지 않는 바가지 상혼, 잠을 설치게 하는 고성방가, 질서가 실종된 난장판 같은 피서지 등 모두가 일그러진 피서문화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이토록 불쾌지수를 높이는 피서열기 풍조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으니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가장 먼저 실종된 공동체의식을 살리고 공중도덕을 지키고 실천하는 일이다. 이것은 바로 피서객을 짜증나게 하는 바가지요금, 변태영업 등에 대해서 행정당국은 감시감독과 단속이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도 피서객을 끌어모으는 일 못지않게 명소 또는 행락지 요소요소에 친절한 안내요원을 상주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피서지 안팎 곳곳마다 공중화장실, 간이의자, 수도 등을 포함한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어디까지나 바캉스의 목적은 찌든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대자연 속에 파묻혀 자아를 발견하고, 재충전의 기회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데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재난사고에 대한 대비와 예방이다. 산이나 계곡, 바다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피서를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도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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