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마당]그래도 창업을 생각하는 그대에게

  • 입력 2006.08.02 00:00
  • 기자명 강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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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복판에 선 나이쯤에서 이제서나 그토록 힘들다는 생계형 창업을 하기로 나선 친구들을 보면서 힘을 내라고 덕담을 한다. 생존 성공유지 확률 30%에 도전하는 생계형 창업을 보면서 ‘나의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전장에 나서는 전사처럼 각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에게 스승이 되어 줄만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현존하는 경영자 중에서 가장 멋있고 단연 돋보이는 보디숍의 창업자 에니타 로딕을 들 수가 있다. 1976년에 보디숍으로 화장품 업체를 시작했던 가정주부였던 에니타 로딕은 사업초기 은행에서조차 융자하기를 주저한 그야말로 맨몸의 창업이었다. 그 후 30년이 흐르는 동안 그녀는 49개국 1900여 매장에서 25개국의 언어로 판매하는 매장을 가진 창업자일 뿐만 아니라 기업가의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찬사를 받았다. 그녀의 성공은 환경보호와 인권존중 그리고 사회캠페인을 실시하는 경영자로서 존경과 함께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녀의 기업철학에 대해 외경감에 가진다는 점이다. 실천 경영을 통하여 에니타 로딕이 가지는 경영철학은 그 자체가 하나의 경전이 될 수 있다. 무엇이 그녀를 존경하게 하는지 그녀의 말들을 통해 들어보자. 그녀가 말하는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지를 음미해 보면 창업을 준비하거나 창업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많은 통찰을 준다.

그녀에게 있어 기업가 정신이란 가르칠 수는 있지만 조직과 과정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고자 하는 열정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육감과 경험에 의한 기업가 정신을 체득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업가에게는 다음과 같은 자질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타고나야 하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다.

첫째, 기업가는 새로운 것에 대한 비전과 강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비전을 갖는다는 것은 정신병의 일종인 집념을 갖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 어떤 것도 그들의 비전을 방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둘째, 광기를 가져야 한다. 미칠 줄 알아야 한다. 기업가와 미치광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미치광이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 기업가의 꿈은 흔히 일종의 광기이며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지라도 그들은 그 열정으로 버텨내고 있다.

셋째, 주목받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가는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에 따라 본능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중에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그 반응에는 항상 진실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넷째, 긴장감 속에서 항상 아이디어를 분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자신의 인격의 연장이며 자신이 손수 만든 기업에는 자신의 지문이 찍혀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연장이라는 점이다.

다섯째, 병적인 낙천성을 가져야 한다. 기업가에게는 불가능이 없다. 병적일 정도의 낙천성은 계획이라는 것과 관계가 멀 정도로 자신의 일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여섯째, 사회개혁 의지가 있어야 한다. 대개의 사업가는 천부적으로 사회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서 비즈니스란 단지 이익만을 추구하는 재무관리가 아니라 제품을 사회변화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정치적, 사회적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일곱째, 위의 특성을 결합하는 능력이다.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선택의 여지를 찾아 문을 두드려 보아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묵묵히 혼자 일해야 하는 자가 기업가 정신에 충만한 자이다.

기업가는 사회 기여자로서, 나아가서는 사회변혁자로서 한 걸음씩 성숙해 가는 이 시대의 리더이다. 기업가는 항상 새로운, 시시각각으로 변화해 가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최고경영자는 항상 외로운 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 자신의 뜻을, 자신의 메시지를 비즈니스를 통해 표현하려는 이 시대의 예술가들에게는 찬란하게 빛나는 거장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들에게는 모범의 교본이 되어야 한다. 참 어렵고 힘든 순간에 그녀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창업자에게는 위안과 위로가 함께 할 것이다. 세상이라는 캔버스 위에 자신만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그림을 선보일 신출내기 창업자들에게 축복 있기를 바란다.

이장환/마산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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