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나라 사랑 무궁화 사랑

  • 입력 2006.08.03 00:00
  • 기자명 옥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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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보훈지청 청사 앞뜰, 키 큰 무궁화나무에 흰색과 연분홍색 무궁화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어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있다.

주위 다른 나무에는 벌써 꽃이 지고 없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홀로 피어 있는 무궁화의 은은한 자태는 전아(典雅)한 기품을 지닌 여인을 연상하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숱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역사의 맥을 이어온 우리민족의 올곧은 정신을 나타내는 듯하여 저절로 정이 간다.

지난 태풍에도 꽃잎만 약간 떨어졌을 뿐 나무는 여전히 의연하게 서 있어 일제시대 온갖 역경을 이기고 독립운동에 몸바친 독립투사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렇게 아름답고 깨끗한 나무를 일본인들은 키가 작고 진딧물이 많이 서식하는 못난 나무로 치부하고 우리민족을 무궁화에 빗대어 열등한 민족으로 폄하했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다.

무궁화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우리민족과 역사적으로 궤를 같이해온 민족의 꽃으로 우리 강토 어떤 곳이라도 무궁화가 피어 있지 않은 지역이 없다.

문헌으로 전해 내려오는 무궁화의 유래를 보면 고조선 이전부터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겨져 왔고 신라에서는 근화향(槿花鄕)이라고 불렀으며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무궁화가 피고 지는 우리나라를 군자의 나라라고 칭송하였다.

한자어로 목근화(木槿花)로 불린 무궁화는 조선 중종 때 사성통해(四聲通解)에서 한글로 처음 무궁화로 표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00여종의 무궁화가 자라고 있으며 꽃 색깔에 따라 단심계, 배달계, 아사달계 등으로 분류되는데 정부는 이 가운데 단심계(丹心系) 홑꽃을 보급품종으로 지정한 바가 있다.

무궁화는 낙엽수로 7월부터 10월 하순까지 매일 새벽에 피어 저녁에 지는 꽃으로 한 그루에 2000~3000 송이가 피며 어떠한 환경에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다. 무궁화가 100일 이상 끊임없이 피어남은 우리민족의 강인함과 자주성을 상징하는 것이며 다섯장의 꽃잎이 모여 하나의 통꽃이 된 것은 우리민족의 단결력과 협동심 그리고 단일성과 정통성을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일제시대 우리민족의 선각자인 남궁억(南宮檍)선생 등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무궁화 선양 애호운동을 벌여 이 땅에 무궁화가 계속 이어 오도록 노력한 결과 무궁화는 광복후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국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 민족과 영욕을 같이 해온 나라꽃 무궁화를 더욱 사랑하고 민족혼으로 표상되는 겨레의 얼인 무궁화 정신을 길이 선양해야 할 것이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에 보랏빛 무궁화가 환하게 피어 있는 길옆으로 국군 장병들이 6·25당시 전사한 우리국군의 유해를 현충원으로 운구하는 광경을 보았다. 이 가슴 뭉클한 광경을 바라보면서 조국을 위하여 한 줌의 흙이 된 국가유공자의 나라사랑 정신은 잊혀질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우리민족의 장래가 저 무궁화 꽃처럼 밝아지리라고 기대했다.

윤일구/마산시 월남동 3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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