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석전경우(石田耕牛)

  • 입력 2012.01.26 00:00
  • 기자명 이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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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 든든한 버팀목 아버지…

아버지는 늘 그곳에 서계셨다. 언제나 같은 자리,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식을 지켜 볼 뿐이었다. 힘들어도 결코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온 선인(善人), 그 모습의 추억 속에서는 슈퍼맨보다 거대 했으나 지금은 안타깝고 애처롭기만 하다.

언제나 늘 그곳에 서서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리하여 세상 그 누구보다 내 인생에 가장 든든하고 거대한 버팀목…그 이름 아버지… 세월이 지난 지금 아버지는 그리움이 되었다. 언제나 보이지 않는 힘이었던 아버지가 이제는 돌봄과 애처로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어느새 백발의 아버지를 보면서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 세상 이치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세월의 흔적들이 고스라니 담겨있는 아버지들의 깊게 패인 주름에서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를 보면 희로애락을 표현하지 않고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우직하게 일만하는 소가 연상이 된다.

지난 1월 2일 산청군 시무식에서 군수는 2012년 화두로 인화(人和)를 강조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사람간의 화합을 얘기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화합이란 상호간을 배려하는 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가족 간에, 친구 간에 그리고 직장동료들 간에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양보하는 마음이 앞선다면 화합은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올 한해는 관(官)과 민(民)이 합심하여 뜻을 이루고 화합해야 할 일들이 많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세계전통의약엑스포의 차질 없는 준비가 그것이고 오는 6월에 결정되는 케이블카 설치 확정이 그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다. 하지만 전체가 추구하는 뜻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유익한 것이라면 화합하는 모습도 중요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던, 어떤 일을 하던,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그 일이 끝났을 때 기쁨으로 보람이 남는다면 그리고 그 일에 최선을 다했노라 여겨진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한다. 거기까지가 한계임을 겸허히 받아 드리고 다음 일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목적의식을 넘어선 욕심은 기본을 망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즘 우리는 소통의 부재인 사회를 살고 있다. 부모 자식 간의 대화의 단절, 부부간의 대화의 단절,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의 단절… 이렇듯 단절의 시대에 작은 농촌마을 청정골 산청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끈 연결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2012년도 벌써 1월 달이 거의 지나가 버렸다. 올 한해도 연초에 세운 계획이나 각오들이 있을 것이다. 만약 작심삼일 해지는 계획들이 있다면 그 계획들 가운데 사랑을 끼워 넣어보자. 사랑할 때 배려가 생기는 것이고 배려가 생겨질 때 인화(人和)는 이루어진다는 굳은 믿음이 있으니까.

관(官)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민을 보살펴야 한다. 민(民)은 자식된 도리로서 아버지를 믿고 따라야 한다. 관(官)은 연초 각 읍면별 군정보고회와 주민과의 대화에서 나눴던 이야기들의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민(民) 또한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은 버리고 행정의 일들에 지지하며 믿고 기다릴 수 있는 아량을 길러야 한다.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이 있다. 묵묵히 자갈밭을 가는 황소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일이 힘들고 진도가 쉬이 나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마침내 모두가 뜻을 이루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인화(人和)의 길이라 여겨진다. 올 한해도 인화로써 모두가 행복해 지길 소망해 본다.

산청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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