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완득이 엄마에 대한 비난은 그만!

승인2012.04.23l수정201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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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강국이라는 미국은 다민족 국가로 나라 이름도 미합중국이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도 백인이 아니라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불과 150여년 전만해도 노예취급을 받았던 아프리카 케냐출신이다. 한민족이 순수한 백의민족이라는 우월적 사고방식을 지닌 원리주의자들에게 물어보자. 정말 한국인의 혈통이 순수한 백의민족일까?
지정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국을 종주국으로 섬기던 명나라시절이나 병자호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침략군들의 피가 섞이고 고려 중엽부터 원나라에 복속되고 ,일제 강점기 36년을 거치면서 태어난 혼혈인을 추려내면 단일민족을 내세울 근거는 씨알조차 없을 것이다.
요즘 도심이나 특히 농어촌 부근의 학교에 가보면 거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 가족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들로 채워져 있다. 이번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선출된 완득이 엄마인 필리핀계 이자스민씨의 경우 그녀에 대해 가혹한 인종차별적인 비난을 퍼붓는 네티즌들의 조상 중에 순수한 성골 혈통을 지닌 이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유추해본다.
그리고 이자스민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이 인근 강대국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딸인 ‘예카테리나 푸티나씨’가 한국인 윤준원씨와 곧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룬 다음에도 그녀를 향해 비난의 악플을 쏟아내는 용기가 있는지도 지켜보겠다.
예를 들어 한국인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한다는 김해김씨는 방대한 숫자만큼 분파(分派)도 수백 개에 이른다. 김해김씨 분파인 모하당파(慕夏堂派)의 시조(始祖)로서 호(號)가 선지(善之)인 김충선공(金忠善公)은 일본인이었고 본명이 사야가(沙也可)로 임진왜란 때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우군선봉장으로 3000여명의 조총병력을 이끌고 참전했으나, 조선의 문물과 도덕에 감명을 받아 경상도병마절도사 박진 장군에게 투항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그 이후에도 곽재우장군과 더불어 정암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인조 때는 이괄의 난을 평정하는데 일익을 담당했으며 병자호란 때는 경기도 광주지역에서 청나라 군사 500여명을 소탕한 공이 인정돼 정2품 정헌대부(正憲大夫)에 올랐고 선조 때 이미 ‘김해김씨’의 성을 쓰도록 하사 받았으며 당시 진주목사 장춘점의 딸과 결혼해 대구 인근의 청도에서 만년을 보내다 명을 마쳤다. 별세 후 조정에서 병조판서(兵曹判書: 현 국방장관)를 추증해 공의 용맹과 충절을 기렸고 현종 10년에는 사당을 세워 만세에 공에 대한 향사(享祀)를 받들라는 교지를 내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게 한국인의 근성이라 하듯, 요즈음도 주변에서 청도 김씨인 모하당 파를 ‘쪽발이 김해김씨’라고 폄하하는 소릴 간간히 엿듣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고방식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그런 비난을 하는 사람들의 조상 중에는 과거 내우외환 때 임금과 백성을 버리고 줄행랑친 조상들이 더 많지 않았겠느냐”라며 조소를 보낸 적이 있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라는 데 동의하지 않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죄악이란 말인가? 이자스민씨가 한국인을 사랑해 한국인 남편 하나 믿고 이역만리를 건너와 귀화했고, 차별받는 대다수 다문화가정과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공이 인정돼 이번 새누리당의 비례대표로 선출된 만큼 엄연한 한국인으로 토착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열심히 살아왔던 ‘완득이 엄마’를 국회의원으로 입성시킨 새누리당의 용단만큼은 지지를 보낸다.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은 그 당사자가 비난을 받지 않는 인격과 도덕성을 겸비한 사람들이어야 할 것이다. 이자스민씨에 대한 악플은 1%, 지지는 99%라면 1%의 비난이나 악플에 그녀가 ‘고개 숙인 국회의원’이 될 필요가 없기에 힘내라는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마도 이자스민 의원은 이념과 지역색과 욕계·색계·표절계(?)에 오염된 개구리 집합소라는 여의도우물정치를 범국제화로 변화시키는 큰 정치를 여는데 누구보다 앞장서 건강한 활력소를 불어넣는 주인공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어서다.
/ 본지 상임논설위원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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