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지일관(初志一貫)

  • 입력 2012.07.30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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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처음과 마지막이 같아진다는 건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작심삼일이니 용두사미니 하면서 끈기 없음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러한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며 개발에 정진,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자세로 흔들림 없이 일련의 일들을 추진한다. 하지만 어떤 일들을 할 때 초지일관의 자세만 견지하며 일을 추진한다면 그 방법과 절차가 잘못 됐을 경우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의혹을 살 수도 있다.
초지(初志)가 1년이 지속되면 ‘나’를 바꿀 수 있으며, 10년·20년 지속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시작 할 때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지만 웬만큼 익숙해지면 대강 대강 마무리하기 일쑤다. 그래서 선인들은 초지일관을 입버릇처럼 말했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처음의 웅대한 뜻을 끝까지 가져간다면 실패할 일은 없다”고 말했고, 조선시대 때 한명회는 성종에게 “처음에는 부지런하나 끝에서는 게으른 것이 인지상정이니 원컨대 임금께서는 마지막 삼가기를 처음처럼 하소서”라 간청했다.

쉽게 유행을 따라 가거나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는 사람은 절대로 성공 할 수 없다. 성공하는 사람의 비결은 바로 ‘초지일관’이라 생각한다. 물질은 사람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하지만 문화는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그래서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를 통해 국력이 강한 나라보다는 문화가 강한 나라가 되길 희망했다. 이렇듯 문화는 그 시대를 이끌고 지배한다. 자치단체도 그 단체만의 문화가 필요하다. 문화가 없는 자치단체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감히 단언하고 싶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그 지역만의 문화, 그 문화가 지역주민들을 한데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호간의 끊임없는 소통을 필요로 한다. 일방의 독선과 상대방의 견제만 있는 곳은 평화가 없다. 그저 시기 질투만 있을 뿐…

지금 산청군은 엑스포 준비와 케이블카 설치 재심의 요청 그리고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불거진 각종 의혹 등 너무 많은 일들로 인해 여념이 없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 속에서 군이 처음 세웠던 뜻들이 흐려질까 두렵다. 물론 일을 추진함에 있어 때로는 실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차질이 빚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실수는 이해를 구 할 수 있겠지만, 유기로 인한 실수는 실기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뒤 따라야 할 것이다.

석전경우(石田耕牛)라는 말이 있다. 묵묵히 자갈밭을 가는 황소처럼 우리에게 닥치는 일이 힘들고 진도가 쉬이 나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 마침내 모두가 뜻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할 때 최고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인화(人和)의 길이라 여겨진다.

국가를 평가 할 때 국가의 규모가 아니라,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의 평가에 의해서 진정한 선진국임을 인정받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일들로 통해 주민들은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초지일관의 정신으로 일어서는 저력을 보여야 할 때다. 그리할 때 역사는 우리를 최고의 군민들로 평가 할 것이다.

산청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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