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칼럼] 경남도내 그린벨트 보호 문제 없나?

승인2012.08.24l수정2012.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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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과 진해 사이를 가르는 경계를 안민고개라고 부른다. 창원 쪽 관망대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졌다는 경남의 수부도시 창원이 한 눈에 들어오고 남쪽 관망대에서면 동화의 집처럼 아담한 동양의 나폴리로 손꼽히는 환상적인 진해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가끔 한 달에 한두 번씩 등산을 가기 위해 안민고개를 오르면 언제나 짜증나는 광경을 목격한다. 안민고개 정자에서 진해 쪽 산 밑을 내려다보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거나 진행형인 난민촌인지 판자촌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밀집해 들어선 불법 가건물을 보면 진해의 미관을 좀 먹는 바이러스로 착각될 정도다.

속천에서 용원까지의 해안일주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근래 들어 개발된 산 밑 팔부 능선에 자리한 임도는 국제적 크로스컨트리 경주의 최적지로 손꼽힐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고 정돈이 잘되어 있어 요즈음은 진해시민보다 창원, 마산, 부산을 비롯한 외지인들이 더 즐겨 찾는다. 창원 성주동에서 안민고개를 넘어 진해 덕주봉을 지나 구 터널로 빠지는 등산로와, 안민고개에서 데크로드를 따라 ‘하늘마루’라고 명명한 새 임도를 거쳐 장복산 구 터널 쪽으로 빠지는 코스, 안민고개에서 시루봉 쪽으로 가는 등산로와 안민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진해시청 뒤 생태 숲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대한민국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쾌적하고 산자수려한 등산과 산책의 명소로 명성이 번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산정에 올라 아름다운 진해를 내려다봤을 때 농사를 짓는다는 구실로 그린벨트 내 곳곳에 흉물스럽게 들어선 집인지 농막인지 난민촌인지 모를 폐가와 비슷한 건물들을 지켜보면 과연 진해시의 그린벨트 단속원들이 공무를 제대로 집행하는지 의아심이 들 정도다. 그린벨트(green belt)란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친환경적인 녹지대로 형성해 도시를 공기청정화하기 위해 법적으로 만들어 놓은 산소벨트(oxygen belt)다. 그런데 녹지대는커녕 경작이라는 구실로 황무지처럼 변한 개발제한구역과 한 술 더 떠 달동네나 난민촌처럼 변해버린 그린벨트는 환경보존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오히려 시민들에게 독소를 공급하는 오염원으로 변하고 있다.

산에서 만나 말벗이 된 산 밑에 사는 친구들의 말을 빌리자면 봄철 경작기 때가 되면 새벽이나 야음을 틈타 농사폐기물인 폐비닐을 태우는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는 단속이 뜸한 틈을 타 농막을 아예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별장이나 콘도식으로 내부를 개량해 야간에는 청소년들의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고,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곳도 있어 한 밤중에 닭이나 개 짖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는 얘길 들었다.

진해는 배산임해(背山臨海)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군항제와 벚꽃 잔치로 세인의 사랑을 받아온 전형적인 군사도시다. 진해는 흩날리는 벚꽃으로 인해 4월에만 눈이 내린다고 할 정도로 진해의 벚꽃은 황홀 그 자체인데도 4월만 지나가면 침묵의 도시로 변한다고 말한다. 4월에만 집중된 군제군악의장페스티벌이나 관악페스티벌을 비롯한 군항제와 연계된 행사 외에 변변한 볼거리가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진해시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해양조선레저복합도시로의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고 왕복 16km 정도의 임도를 국제적 크로스컨트리 경주를 개최할 정도로 규격과 편의시설을 보완하고 임도 밑의 흉물스런 그린벨트 내를 정화한다면 사계절 관광지로 손꼽는 미항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안민고개에 한번 올라가 창원 쪽과 진해 쪽 산 밑 그린벨트를 비교해 보라. 창원 쪽엔 단 한 곳의 농막이나 폐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녹지대인데 반해 진해 쪽의 그린벨트는 개발제한구역이 아니라 난개발로 인한 쓰레기 소각장과 다름없다. 필자는 진해시의 시책을 비난하고 있는 게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진해관광자원의 미래지향적 프로젝트를 조언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이상은 통합시가 되기 전 1998년도에 함께 일했던 본지의 모 동료 논설위원과 필자가 공동으로 집필해 지적한 기고 중 일부를 인용했다. 그런데 통합 창원시 되고 난 뒤 진해구의 그린벨트에 대한 훼손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진해 지역의 그린벨트가 6부 능선까지 풀려 빠른 시일 내에 개발된다는 루머가 근래 들어 부쩍 나돌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지금쯤은 온갖 투기꾼들의 집합소로 변했지 않을까 곱씹어 본다. 창원시 뿐 아니라 경남도내의 그린벨트 훼손이 도와 시. 군. 구. 해당공무원들의 직무유기로 인한 것이라면 검찰과 경찰은 지속적인 단속과 수사를 통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산과 강은 가능한 그 자체를 손대지 않는 게 최선의 보존이다. 창원시가 안민고개에서 덕주봉까지 7억여원(국비 70%)을 투자했다는 누리길 등산로 정비를 놓고 친환경을 파괴한 시책이라는 진해구민과 진해지역 시민단체들과 전문산악인들의 반발도 드세다. 장복산의 덕주봉과 천자봉, 시루바위(곰메), 만장대는 진해구민들의 정신적 상징이다. 열린 시정을 약속해 놓고 이처럼 민감한 공사에 해당 구민들의 여론을 전혀 취합하지 않은 것은 ‘닫힌 시정’이지 ‘열린 시정’은 아니질 않나? 칼자루 쥔 쪽의 일방적 횡포가 아닌, 성숙한 여론정치가 정착된 큰 창원시, 열린 창원시로 하루 속히 거듭나길 바란다.

/수석논설위원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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