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학상장(敎學相長)

  • 입력 2012.09.12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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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관계의 연속이다. 그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얻으며, 때로는 잃기도 하고 또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도 그렇게 애를 쓴다.

삶의 관계 속에서는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 다시 말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말로 기자는 해석하고 싶다. 좋게 시작된 관계였지만 사납게 정리될 수도 있을 것이며, 시작은 비록 아름답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더 단단해지는 관계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관계를 맺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계산적이기보다는 계획적이어야 한다. 관계가 계산적일 때는 욕심이 생겨난다. 하지만 계획적일 때는 관용이 생겨난다. 이 두 가지의 현상 속에서도 우리는 사람인지라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게 된다. 자의든 아니면 타의든…

상처를 받았을 땐 과감히 ‘용서’로 포장해 털어버려라. 용서하지 않으면 내가 더 괴롭다. 용서가 될 때까지 그 상황에 내 자신이 갇히게 된다. 법정스님은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라고 했다. 그것 또한 무소유의 정신으로 승화 시킨 것이라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어린아이였을 때가 가장 행복 한 것 같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생각하는 게 많아지고, 버려야 할 것들이 늘어가고, 참아야 하는 것들이 더해지고 감당하지도 못하는 감정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부터 힘들어 지는 것 같다. 좀 쉬어가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다.
우리에게는 세 가지 눈이 필요하다. 첫째는 자기를 보는 눈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남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이 내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를 알고 자기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그들과 조화를 이루어 나갈 때 건강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셋째는 세상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이 세상은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나는 이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는 눈이다.
개인이 속해있는 사회 전체가 성장하지 않는 한 개인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 자기 자신과 남을 보는 지혜로운 눈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를 통찰하는 눈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그런 눈이 생겼을 때 자신이 속한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힘을 기를 수 있다.

먼저 나를 보고, 그 다음 다른 사람들을 보고 더 나아가서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를 바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때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다. 이 세 가지 눈이 있는 사람의 두 발은 현실을 단단하게 딛고 그의 머리와 가슴은 이상을 향하여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관계란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행정에서도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려고만 하지 말고 좋은 파트너가 ‘되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규정과 법령에 벗어난 일들은 할 수 없겠지만 규정에만 너무 얽매이는 전근대적인 사고만 가지고는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그런 무사 안일한 태도로 피해를 겪는 사람들은 주민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놓고 규정타령, 법령 타령만 하다 보니 청소년수련관은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벗어나 2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있다. 그리고 동의보감촌 내의 시설물들도 발전적인 사용보다는 입맛에만 맞추려 계속 딴지만 걸고 있다. 큰 틀에서는 모두를 위한다고 하지만 당장 내년의 엑스포는 어떻게 치룰 것인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조금만 천천히 생각하고, 내 능력으론 벅 찰 때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포기가 항상 비겁한 것은 아니다. 부여잡은 목표가 벅차거든 자신있게 줄을 놓자. 대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의 날개를 펼치면 된다. 잘 모르면서 만용을 부리다간 서로에게 상처와 피해만 줄 뿐임을 명심하자.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 했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한다’는 뜻이다. 서로 성장한다는 것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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