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교통 문화와 선진화된 의식수준

  • 입력 2006.04.19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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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가 벌써 1500만대를 돌파하고 있다. 우리도 자동차 생산과 보유면에서는 선진국에 접어든 것이다. 필자는 지금 타고 다니는 중고차(티코)가 14년이나 지난 고물차지만 아직 바꿀 생각을 못하고 있다. 신차 구입비를 모아 그 돈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불우한 가정이나 복지시설 등에 생필품과 부식류를 무료로 제공하며 운반트럭 겸용으로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기 때문이다. 간혹 물건을 많이 싣다 보니 잦은 고장으로 수리비와 기름값이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항상 차에 지저분한 잡동사니가 실려 있다. 한 가지 좋은 것은 워낙 낡아 받히거나 긁혀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자동차가 흔해지고 너도 나도 마이카 대열에 뛰어 들어 풍요와 번영의 교통수단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자동차의 폭발적 증가가 우리 사회에 안겨준 고통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건교부 자료에 의하면 2004년도에 년간 약 38조원에 달하는 교통 혼잡 비용에다 세계 최고의 교통사고율 위험 수위를 넘어서 그에 따른 배기가스 대기오염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교통수요관리체계의 확립, 자동차 공급 정책의 전환과 경차·소형차 권장정책이 절실한 때이다. 국민들 대다수가 5~6년 밖에 안된 멀쩡한 차를 버리고 새차로 바꾸거나 중·대형차만 찾는 자동차 과소비 풍조와 겉치레의 잘못된 인식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지난 미국 LA흑인 폭동때 자원봉사겸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 그나라 국민들은 20년이 지난 자동차를 애지중지하며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선진국 국민 답게 교통법규와 기초질서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자동차 보유수가 1500만대를 넘어섰다고 해서 자동차 선진국이 되는게 아니다. 도로, 주차시설, 신호체계, 운전문화 등 교통체계의 선진화와 성숙한 교통문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세계 14위의 자동차 보유는 부메랑처럼 우리 모두를 고통스럽고 짜증나게 하는 게 분명하다. 배려할 줄 아는 운전문화가 자동차 선진국으로 가는 첫걸음이다.권영수(마산 신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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