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 하루 만이라도…

  • 입력 2012.10.19 00:00
  • 기자명 김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 빠르다. 경찰에 입문한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30년 세월이 흘러갔다.

경찰종합학교(現 경찰교육원)를 졸업하고 발령지를 사천경찰서로 발령을 받아 읍내지서에 경찰관으로 시작하였을 때, 나는 ‘대한민국 경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출발하였으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 내 마음 같지 않았다.
김 순경이란 호칭보다는 주취자들에게서 들여오는 소리 “어이 순사”란 소리가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는 상당한 애로점이 있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가경찰에서, 전쟁발생시는 국가를 지키는 한축으로서의 호국경찰 그리고 지금은 국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봉사경찰, 안전하고 행복한 사천시를 만드는 사천경찰로 정성치안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억울한 마음에 울컥 할 때가 있다.
지역주민을 편하게 하기 위하여 밤잠 안자고 사건 사고 현장을 뛰어 다닐 때 내 아이들은 운동회가 열리는 학교교정에서도, 소풍갈 때 같이 한번 가보지 못한 무능한 아빠가 되었고, 아빠가 아닌 아버지가 된 이 시기에는 자녀들과 아무런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지 못한 아빠로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10월 21일은 돌아오고 있다. 10월 21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10월 1일 국군의 날은 공휴일이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만 10월 21일은 경찰의 날이다.
매년 경찰청이나 지방경찰청에서는 대국민 치안활동에 대한 평가를 위하여 접촉민원과 비접촉 주민들을 상대로 대국민 경찰만족도를 조사하고 있다. 평균 80% 이상 주민들은 ‘경찰관들이 많이 친절해졌다’, ‘옛날과 달리 지역 치안과 주민들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아직도 경찰관들이 주민들과의 소통에 부족함이 있고, 경찰관서 시설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와 같은 지적에 대해 사천경찰서에서는 치안인프라 확충을 위하여 지역 예산 1% 확보 노력,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 경찰 운영, 단속보다는 예방을 위한 각종 정보 제공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치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느 시기부터 공권력이 무시되는 현실로 인하여 많은 경찰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사천경찰서의 경우만 하더라도 올들어 현재까지 23건의 공무집행사건이 발생하였다. 최근의 경우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현장 조사를 위해 확인하던 중 아무런 방어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맥주병으로 경찰관을 공격하여 피해를 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였다.
세계 각국의 법은 성문법이던 불문법이던 모든 기초에서는 도덕과 약속이 기초를 하고 있다.
밝은 사회를 가져오기 위하여 나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하여 서로가 약속한 법을 준수하고 특히 단 하루만이라도 대한민국 경찰관들의 노고에 격려를 보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효섭 사천경찰서 경무계장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