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이동풍 [馬耳東風]

승인2012.10.22l수정2012.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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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기뻐하는데 말의 귀는 봄바람이 불어도 전혀 느끼는 낌새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아니하고 흘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비슷한 속담으로 ‘쇠귀에 경 읽기’와 같은 뜻이다.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으로 불리는 산청군. 남명 조식선생을 비롯한 수 많은 학자들의 선비정신으로 대대로 이 고장의 근간을 이어져 왔음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산청군은 이러한 선비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탄식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리고 있다. 조선조 500년을 지탱해 온 사상적 기조는 선비정신이었고, 선비의 선도(先導)에 의해 역사를 일구어 왔다. 그로 인해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선비의 얼이 스며 있고, 우리의 문화 마디마디에 선비의 얘기가 꽃 피어 있으며, 우리의 고을 곳곳에 선비의 모습이 전설처럼 새겨져 있다.
선비가 살아가는 9가지 행동지침을 읽으며 문득 그 의미가 깊이 새겨지는 말이 눈에 띈다. 견리사의(見利思義), 즉 이득을 보면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말이다. 자고로 선비는 길이 아니면 가지 않아야 한다. 자리가 의롭지 않으면 앉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이 벼슬을 탐하지 않았던 남명 조식 선생의 가르침이라 묵상된다.

산청군은 지난 1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서기관 및 사무관 승진 대상자를 심사하고 19일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행정 공무원의 인사는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 인정하며 지역 주민들 또한 행정의 인사에 대한 왈가왈부를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의 결과를 접하고는 지역에서는 작은 소요가 일기 시작했다. 납득 할 수 없는 행정의 인사기준에 지역 여론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고 있다. 물론 조직 내의 일들은 조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만 그 조직에서 조차 말이 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행정에서 사무관은 꽃이다. 특히나 자치 행정에서는 그에 대한 존재감과 중요함의 비중은 더 클 것이다. 개개의 실· 과에서는 수장으로 맡겨진 업무를 관장하며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읍·면에서는 장으로서의 지역주민들의 생사화복을 다스리는 아버지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사무관의 자리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에게 존경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모범이 되어야 하는 그런 자리임에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관의 임명에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저마다의 직업마다 그 직업에 맞는 기본자세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학생은 학생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 군인은 군인으로서의 자세, 국민들은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 그리고 공직자들은 공직자로서의 갖추어야 할 자세. 국민들이 특히나 공직자들에 대한 도덕성이나 청렴성에 대해서는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 이유는 하나다. 바로 나랏일을 하기 때문이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공직자들은 부정부패가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나 청렴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그렇지 못한 공직자들도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공직자는 가슴에 국민들에 대한 열정을 담고, 그 걸음에 신념을 더하면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에 대한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나 공직자는 자기 일에 편한 좋은 파트너를 찾으려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군림하려 하지 말고 소통으로 인한 섬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우스갯소리로 이번에 단행된 산청군의 인사에 대하여, 산청군에서는 사무관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하나가 추가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참으로 씁쓸하다. 오로지 주민들을 위해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공직자와 그렇지 않은 공직자. 지금 지역에서는 산청군의 사무관이 되기 위한 조건들이 우스갯소리로 돌아다닌다. 제발 지역과 소통하자. 그리고 조직 내부와의 목소리도 살펴보는 아량을 베풀자.

요즘 유행하는 TV개그 프로그램에서 한 개그맨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지역의 소리가 궁금해요~~? 궁금해요~~? 궁금하면 오백원!!”

/산청 노종욱기자김순  abz3800@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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