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승의 날 휴업 안된다

  • 입력 2006.04.19 00:00
  • 기자명 하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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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초·중·고 교장협의회가 스승의 날 ‘휴업’을 결정하자 경남 지역에서도 교육관련 단체와 학부모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아직 한달 정도의 여유가 있기 때문인지 본격적인 의논이 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학교측과 학부모 단체들은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 놓고 있어 조만간 어떤 방법이든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에서는 휴업을 안한다는 입장이고 학부모 단체는 휴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도 교육청에서는 학교 자율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말해 결정권은 학교장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지적하는 것은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느냐는 점이다. 58년 대한적십자사가 처음 행사를 가진 이래 63년 ‘스승의 날’로 정해졌고 73년에는 행사를 중지하기도 했다. 서정쇄신이라는 명분 때문이었다. 그 때 이미 ‘치맛바람’이 문제가 됐던 것이지만 82년에 각종기념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스승의 날’이 부활됐지만 교권존중과 하늘같은 스승의 은혜를 기리기 위한 기념일이 갈수록 ‘촌지’문제로 심각해지면서 드디어 학교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자기 자식을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선생님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고 작지만 정성을 표시하는 것은 어쩌면 도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나친 금품이 건네지면서 교권이 추락되고 가난한 학생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 생기면서 ‘휴업’이라는 비상처방을 내리게 된 셈이다. 안타깝다 못해 한탄스럽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따질 일은 아니다. 이미 정해진 기념일을 스스로 포기 한다는 것은 스승으로서의 긍지는 커녕 비애만 느끼는 일이라고 본다.

스승의 날 하루만이라도 분필가루에 찌든 선생님의 노고를 기리고 스승과 제자간의 정을 나누는 뜻깊은 기념일이 되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뜻깊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익한 기념일이 되도록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경남에서는 모든 학교가 문을 활짝 열고 스승의 날 본뜻을 새기는 그런 의미있는 기념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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