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도덕한 한 지방공무원

  • 입력 2012.10.29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에서는 어릴 때부터 도덕교육을 강조한다. 외국어 보다 도덕교육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도덕교육은 국가관을 심어주고 일본인을 1등 국민으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일본에서 가르치는 도덕교육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예의를 지키고 애국심을 가져라. △ 정직하라. △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 △ 부지런하고 성실하라. 일본의 이러한 도덕교육은 오랜 전통으로 지금까지 실시되고 있다. 필자도 어릴 때 일본에서 이러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그래서 이 네 가지를 철저히 지킨다. 일본인들은 어릴 때 이런 훈련을 받으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이런 걸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

일본인들이 가장 증오하고 멸시하는 것은 거짓말 하는 사람이다. 거짓말은 신용을 잃고 신용을 잃으면 인간관계가 단절돼 사회적으로 매장이 된다. 미국에서도 신용은 잘 지킨다. 신용카드에 연체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카드 사용이 중단된다.
한국처럼 여러 개의 카드로 이리저리 돌려 막는 수법은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거짓말 잘 하는 사람이 돈을 잘 벌고 출세를 한다. 출세를 했지만 더 많은 재산을 쌓아 놓기 위해 안달하는 재벌도 있다. LIG가 1000억 대에 달하는 오너 일가의 CT 불법 발행 혐의가 검찰에 포착되었고 총수 구모 회장이 TV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힌 죄에 대해 사과했다. 재벌의 부도덕한 행위는 LIG 뿐만 아니라 SK 등 다른 그룹에서도 볼수 있다.

거짓이 통하는 사회는 사기(詐欺)가 판을 친다. 사기가 판을 치면 정직한 사람이 설 자리를 잃는다. 이런 사회는 중병에 걸려 회복하기 어렵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거짓말을 잘하고 부도덕한 사람이 출세를 하고 돈도 많이 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로 돈을 벌려고 날뛰는 자가 적지 않다보니 부자가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
도덕의 핵심은 정의다. 올바르지 못한 마음은 도덕의 중심에 설 수 없다. 그래서 정의는 도덕의 핵심이다.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Johnn Fichte 1762 - 1814)는 독일 국민에게 “독일이 왜 나폴레옹 군대에게 패망 하였는가? 군대가 약해서가 아니라 독일 국민 모두가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패망했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해 국가의 영혼을 길러야 한다.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자”고 역설했다.

그후 64년이 지난 1871년 독일 국민은 프랑스를 점령하고 귀환하는 영웅 몰트케(Helmuth Karl B, von Moltke 1800- 1891) 원수를 열렬히 환영했다. 이때 사상가인 몰트케는 “독일의 승리는 나와 군인들의 공이 아니라 초등학교 선생님의 공이다. 이 모든 영광을 아이들을 훌륭하게 길러 준 선생님들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도덕심이 있는 사회는 살기 좋은 사회이고, 도덕심을 잃으면 구더기처럼 더럽게 살다가 결국 국가를 잃는다. 지금 우리나라는 도덕심이 사라진 사회인 것이다. 군대를 기피할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고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낼려고 서류 위조도 서슴치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공무원 조차 ‘나만 정직하게 살 수는 없지 않느냐’는 모양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청에서 8급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하는 김모씨는 8년간 100억원대에 달하는 공금을 빼돌렸다고 한다.

이 보도에 따르면 김모(47)씨는 20억원대 공금을 횡령했는데,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액수가 80억원대로 불었다고 한다. 검찰은 횡령금액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향후 수사과정에서 1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2007년 7월부터 최근까지 여수시청 회계과에서만 근무하면서 전체 직원의 근로소득세 일부를 빼돌리고 여수시청이 발행한 상품권 소지자에게 지급하는 환급액을 부풀리는가 하면 직원 급여를 가로채는 수법 등으로 모두 80억대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한다. 김모씨 부인도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한 적이 있어 공모 여부를 조사중이다.

김모씨는 빼돌린 돈으로 출퇴근 시간에만 국산 소형차를 타면서도 평소에는 에쿠스와 BMW, 벤츠 등을 사용했고, 친 인척도 김모씨가 선물한 고급 세단차를 타고 다녔다. 또한 143m2 최고급 아파트 4채(시가 3억원)를 처가와 친가에 사줬다. 패밀리 비즈니스이다. 이 밖에도 아내 곗돈 붓기와 사채놀이, 주식 등에 돈을 사용했는데 김모씨가 빼돌린 돈의 규모가 100억대에 달한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기만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8년이 넘도록 전남도청과 감사원 감사에서도 몰랐다는 것이다. 100억원을 빼돌려도 8년간 몰랐다니 아직도 눈먼 돈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모양이다.

■ 게재된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