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사고 예방은 실천에서 시작
2014-06-24 김순
잊을 만하면 터지는 대형사고로 우리나라는 ‘인재에 의한 사고 발생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시설의 현대화에 따라 사고 발생률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지만 고층·대형화 되어가는 건축 환경 속에서 사고 규모는 과거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재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특히 자연재난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00년 빈도의 통계를 기본으로 지어지는 건축물이 많다. 이웃나라 일본은 워낙 자연재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빅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여 우리나라보다 더욱 견고하게 지어진다. 그러한 연유에 일본의 경우 재난이 발생하면 인재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물론 일본이 선진국이기 때문에 재난관리 시스템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나은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큰 요인은 국민의식 자체에 있는 것 같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도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고를 살펴보자. 1명의 방화범이 192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반면 얼마 전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의 사례를 보자. 1명의 방화범이 있었지만 훈련된 1명의 역무원과 시민들의 침착한 대처가 수 많은 생명을 구했다.
이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잘 갖추어진 시스템도 결국은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보다 소방서가 많이 생기고 각종 장비도 좋아졌지만 사고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기본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소방서와 원거리에 위치하거나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경우 관계자의 초동조치가 특히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자위소방대를 조직하고 소방훈련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지만 관계자들의 화재 안전의식 결여와 관심 부족으로 실제 화재 발생 시 초동대처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관계자에 의한 초동조치가 피해규모를 결정짓는다는 말은 비단 화재의 경우만이 아니다.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사고도 그렇고 심 정지 환자의 경우도 일반인에 의한 신속한 응급처치가 소생률을 높여준다.
시스템은 소프트웨어를 더 잘 운용하기 위한 장치일 뿐 그 자체가 주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경제 선진국에 걸맞은 국민의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거창소방서 한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