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봉 칼럼]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애국심

  • 입력 2013.02.28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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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는 그 민족의 국격이며 존엄한 상징이자 자화상이나 다를 게 없다.
근래 국가기념일인데도 국기가 뜸하게 걸리는 이유는 뭘까? 이토록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앗아간 주범은 정치인들이다. 그들이 국가의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적과의 동침을 평화라는 미사여구로 꼬드기는 반애국적 정서를 부채질한 때문이다.
작년 3.1 절에도 동사무소 스피커가 목이 쉬게 부르짖고 다세대주택의 관리소의 반복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기는 채 절반도 걸리지 않았다.
3.1절은 유관순 열사만을 기리는 날이 아니라 주권회복을 위해 소중한 목숨을 버려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 했던 저 숭고한 호국장졸과 애국지사들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날임에도 국가기념일은 언제부턴가 먹고 마시고 쉬는 공휴일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국권과 경제와 문화를 도둑질해 간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를 대일본제국의 명줄처럼 수호하고 있고 엄연한 우리 땅 독도를 저네들 영토 다케시마(竹島)라며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데도 우리의 정치 일번지인 여의도는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는데도 당리당략이란 자존심 싸움 때문에 내각조차 이뤄지지 못한 반쪽 정부로 국제적 비웃음을 받고 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고려실록과 이조실록을 보면 우리가 야만인이라며 조롱하던 왜구의 침탈로 한반도는 작고 큰 분쟁과 전란이 끝날 날 없었고 신라의 문무대왕은 그가 죽은 뒤 해상 용이 되어 왜구를 물리치겠다는 원을 세우고 자신의 유체를 바다에 수장토록 할 정도로 일본은 가해자였고 우리는 언제나 피해자였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일본인들은 국가의 환란과 번영을 위해선 당리당략을 떠나 유비무환에 앞장섰고 조선민족은 중국문화의 한토막인 유교사상과 선비정신이라는 고착된 사고방식으로 쇄국으로 일관했기에 적을 알지 못했으나 일본인들은 적 앞에서도 ‘하이, 하이’를 연발하며 고개를 숙이다가도 상대에게 빈틈만 보이면 ‘요시!’를 연발하며 공격하는 이중적 사고에 능숙한 민족이기 때문이었다.
입으로는 한일친선을 외치면서도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한 시기에 겨우 부총리를 특사로 파견해놓고는 정작 일본 수상은 미국으로 건너가 미일동맹을 다지는 작업에 국력을 쏟아 붇고 있는 중이다. 양육강식의 논리를 바탕에 둔 끝없는 군비증강과 다중외교를 한국이 도저히 추월할 수 없는 이유는 이처럼 간단하다.

일본은 과거 조선을 대륙전진기지로 삼고자 200년을 공들였고 대마도 번주를 통해 통교한 이래 외교책임자를 10년이나 20년씩 종사하도록 해 조선사정을 한 길 물속을 보듯 꿰뚫고 있었다.
그런데 비해 조선은 1883년 1월부터 외무아문(외교부)이 설립된 이래 1894년 7월에 이르는 약 11년 동안 무려 26차례의 외교수장의 경질이 뒤따랐다. 그리고 1894년부터 1905년까지 도합 22년 동안 놀랍게도 63회의 외교수장의 경질이 있었으니 재임 기간이 채 반 년도 안되는 관리들이 상대국에 대한 초보지식에도 접근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이 어처구니없는 인사의 난맥상으로 국제적 미아가 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반해 일본정부는 명치유신 이듬해인 1869년 8월부터 1887년 9월까지 약 20년 동안 겨우 4회의 외무대신 교체가 있었을 뿐이다.
또한 대원군이 실각하고 갑신정변의 사후처리로 한성 조약이 체결될 때까지 일본의 조선 침략과 합병 음모가 실행에 옮겨지던 1873년부터 1887년까지 단 2명의 외무대신의 경질밖에 없었으니 비교되는 부문이다.
전문직을 익혀 나라의 동량으로 기용해야 할 인재양성은 뒷전이고 국내 권력투쟁의 추이에 따라 빈번하게 이뤄졌던 인사의 난맥상이 조선의 지도를 지구상에서 36년 동안 말살토록 한 결정적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데 적을 알지 못하고 적을 이기는 일은 무망한 일이다. 그런데도 적을 알지도 못하고 국가의 민족의 상징인 국기와 애국가도 외면하는 국민성으로 선열들이 피땀 흘려 지킨 조국을 수호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 3.1 절에는 집집마다 애국기를 걸고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고 오전10시에는 단 1분이라도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올려 민족대동단결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만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가장 위대한 애국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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