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살충제 없는 농업

  • 입력 2013.08.19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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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T) 속에서 그의 산물을 이용하며 현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에 못지않게 생명공학(BT)의 발전도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농업생명공학에서의 급성장은 눈에 띄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명공학 농작물은 지난 2012년에 1억 7030만 헥타르가 재배되었다. 이는 2011년 1억 6000만 헥타르에 6% 증가이고, 1996년에 170만 헥타르로 상업적인 생명공학작물이 재배되기 시작한 이후보다 무려 100배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급상승하는 것은 생명공학작물이 주는 여러 이점 때문이고, 생명공학 농법은 근래 역사상 가장 빠르게 채택된 농작물 생산기술이라 할 수 있다. 식물생명공학 분야에서 최초의 성공 가운데 하나는 해충에 저항성을 지닌 생명공학작물의 제조이다. 현재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는 세계 모든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고 그 피해로 사회적으로 큰 역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후에 의존도가 높은 농업의 경우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홍수, 병해충 피해가 증가해 농업생산성 저하의 주된 요인이 되었다. 병해충 발생 빈도는 매년 증가하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작물의 25%(연간 5억톤)가 병충해의 피해를 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해충저항성 생명공학작물의 채택은 해충의 피해를 방제하여 작물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살충제 살포로 인한 2차 환경 손상을 줄일 수 있어 그 재배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해충저항성 작물 개발은 토양 박테리아의 일종인 바실러스균(Bacillus)에서 해충에 특이적으로 독소를 나타내는 유전자(Bt)를 찾아 작물에 주입함으로써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결과 해충 피해를 줄일 수 있어 높은 작물생산성을 갖게 되었다. 바실러스균의 살충 독소단백질은 이미 50년 이상 작물의 해충방제를 위해 이용되었고, 상업적인 생물농약으로 사용되고 있다. 생명공학기술은 이를 보다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 농작물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해충저항성작물은 4대 생명공학작물(대두, 옥수수, 면화, 캐놀라)을 주축으로 전체 재배면적의 15%인 2,610만 헥타르에서 재배되고 있다. 생명공학작물에 도입된 해충저항성 형질은 대부분 Bt 독소유전자(CryI∼III형)로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의 유형에 따라 해당 작용 유전자를 삽입한 것이며, 나비목, 딱정벌레목 등 주요 해충들에 대해 방제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들 Bt 독소유전자의 특징은 모든 곤충에 독소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유해충에 대해서만 살충성을 갖는 기작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해충저항성 벼, 감자, 가지, 피마자 등이 개발되어 다양한 작물에 그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뿐만 아니라 Bt유전자의 이용이 아닌 해충 체내의 ATPase 발현 억제로 방제하는 새로운 기술들도 개발 되고 있다.

국내 해충저항성작물은, 대표적으로 CryI형 유전자를 자체 발굴하여 주요 작물에 도입함으로써 나비목 해충(혹명나방, 배추좀나방)에 대하여 확실한 방제력을 나타낸 벼, 배추 등 작물이 개발되어 있다. 또한, CryIII형 유전자를 이용한 딱정벌레목 해충에 저항성을 갖는 작물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고, 국내 토양의 바실러스균으로부터 해충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독소유전자의 발굴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Bt유전자를 포함한 작물은 제1세대 작물이며, 오랜 재배기간에 따른 내성을 지닌 해충의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해충저항성 작물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추진 중에 있으며, 이 같은 연구는 제2세대 및 3세대 해충저항성작물의 개발로 해충방제에 더욱 효과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공학에 의한 해충저항성작물은 살충제를 살포하지 않고 재배가 가능하여 연간 30% 농약비용 절감 및 20% 노동력 절감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동시에 유기합성농약의 남용에 따른 인간 및 생태환경의 파괴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어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여겨지고, 미래농업 발전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안정적 식량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 / 신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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