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결자해지(結者解之)

  • 입력 2013.09.02 00:00
  • 기자명 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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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매듭을 묶은 사람이 그것을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일 때 결자해지라는 사자성어를 사용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는 홍만조(1643~1725)의‘순오지(旬五志)’에서 유래된 말로 홍만종은 벼슬이 높았다거나 학자로서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저술가로, 그리고 문인으로 명망이 높았다. 그는 순오지에서 ‘결자해지 기시자 당임기종(結者解之 其始者 當任其終)라 하여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자기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 우리의 주변에는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친구간의 사소한 약속에서부터 정치가들의 중요한 약속들까지 너무 쉽게 말을 뱉어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의미 없는 말의 홍수 속에서 가치관을 잊어버리고 살기도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입으로 뱉은 말들은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
때론 사정과 형편상 지키지 못할 경우 그 이유를 납득이 가게 설명해야 한다. 변명하지 말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할 때 신뢰는 더 쌓여 가는 것이다.

2013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이제 일주일 남았다. 그 동안 엑스포를 준비하는 모습에 수고와 찬사를 보낸다. 허허벌판 나무 밖에 없었던 곳에 한방의 기치를 내걸고 지나온 지난 시간들은 참으로 아름답기까지 했다. 어느 한사람 수고를 하지 않은 곳이 없고, 어느 한사람 땀을 흘리지 않은 곳도 없다. 막연히 여겨지던 모습들이 차츰 위용을 드러내고 행사를 치루기 위한 모습으로 갖춰지니 지역민의 한사람으로서 가슴에 진한 감동이 벅차올랐다.

하지만 행사장을 사전에 둘러보는 기자의 마음에는 한편의 걱정도 일어났다. 행사이후 앞으로의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행사장은 약 30여 만 평. 행사장이 있는 주위를 포함하면 약 130여 만 평의 넓디넓은 부지는 이제 내년부터 어떻게 활용 할 것인가? 라는 그런 걱정들이다. ‘행사이후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계획들은 쏟아 내고 있지만, 실현 가능한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가 우선 걱정스러웠다. 행정에서의 그동안 말들을 너무 쉽게 번복해버리는 것을 봐 온 터라 그 걱정은 가시질 않는다. 이제는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는 것이다. 우선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이 후에는 필히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우선 나의 감동으로 일을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분명 찾는 이도 감동한다. 성공적인 행사로 인해 찾는 이는‘감동’이어야 하고, 맞이하는 이는‘감격’이어야 한다.‘힐링’산청을 위해서 나부터 우선‘힐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엑스포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내가 진정성을 가지고‘올인’할 때, 찾는 이들에게는‘힐링’을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다.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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