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시론]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 서두르자

  • 입력 2006.04.14 00:00
  • 기자명 심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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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이제 문화와 예술은 감상과 보존 이상의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산업화로 통칭되는 문화산업, 이 중에서 특히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산업은 세계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새로운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은 중앙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지방정부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이미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21세기의 새로운 조류인 문화를 지역개발과 낙후지역 발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영국의 쉐필드 시를 들 수 있다. 기존의 철강산업과 은세공을 비롯한 전통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도시 공동화와 실업률 증가로 도시가 황폐화되기 시작했다. 쉐필드 시의회와 시장을 중심으로 문화산업을 도시 재개발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많은 대도시와 중소도시들이 전통 제조업 쇠퇴로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문화산업이며, 이러한 의도로 구축된 것이 “문화산업 클러스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도의 부천시와 강원도 춘천시이다. 부산의 영상산업과 대구의 게임산업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문화산업 클러스트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콘텐츠 관련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2001년 부천, 춘천, 대전, 청주, 광주, 전주에 설립되었으며, 2004년에는 부산과 대구에 설립되었다. 이러한 문화산업클러스트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별 “문화콘텐츠지원센터”가 10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앞으로 인천을 비롯한 광명, 성남, 안동, 문경, 목포 등의 지역에서도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제 유일하게 문화콘텐츠지원센터가 설립되지 않은 지역은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경상남도이다. 우리는 21세기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에 가장 소외되어 있으며, 문화의 시대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가장 둔감한 지역에 살고 있다. 마산시처럼 지역 대기업들의 타 지역 이전이 줄을 잇고 이로 인한 인구감소와 실업률 증가로 고통 받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더욱 허탈감에 빠지게 한다. 몇 년 전부터 많은 중소도시들이 어려운 지역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콘텐츠지원센터를 유치하려고 몸부림치는 이유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지역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난제들을 문화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역경제의 난국을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국내외 성공사례로부터 철저히 배워야 한다.

5·31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우리 모두 경남문화콘텐츠지원센터(가칭 경남문화산업진흥원) 설립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지역문화산업을 육성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문화산업진흥원의 설립이 절실하다. 타 지역에서 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 된다는 주장은 아니다. 문화콘텐츠산업이 우리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이기 때문에 문화산업진흥원을 설립하여 문화콘텐츠산업 중 특성화 분야를 찾아 집중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산·학·연이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지역 대학, 순수문화예술계, 전통문화예술계, 지역 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지역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산업화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기술의 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경남도청과 마산시청이 어렴풋이 가지고 있는 계획으로는 우리의 염원인 문화산업진흥원을 설립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야 말로 경남문화산업진흥원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더불어 경남문화산업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    /최성모 정치학박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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