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주시의 언론시책 재고돼야

  • 입력 2013.12.18 00:00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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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도 내 시·군 및 공기관에서 언론사에 지원하는 연정광고비는 수 십억을 상회한다.
그런데 지역 언론 육성을 위한다는 명분은 상투적인 위장술이고 거개가 특정 언론에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이나 자치단체 수령방백의 선호도나 아부와 충성도에 따라 당근을 던져주는 식의 언론 육성책은 사회의 공기인 언론을 식물언론으로 만들어 선거용이나 지자체장의 시녀로 전락시키는 바람직하지 않은 막장 고육지책과 다를 게 없다.

언론이 곪은 국가와 시회가 지닌 환부를 도려내는 과감한 시술 그 자체를 포기하지 않을 때라야 언론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언론은 어떤 권력이나 금력에도 굴하지 않고 최상위 층과 최하위 층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신문이 정상적인 허파역할을 하지 못하고 독립적 커뮤니케이션을 스스로 포기할 때 신체 각 부위로 보내는 산소가 부족 돼 청색증을 유발시키는 것처럼 국가와 사회를 고사시키는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고 만다.

경남 문화의 메카라는 진주시의 언론육성책은 육성이 아니라 진주에 소재한 3년 차의 특정 언론사에는 연정광고를 소나기처럼 퍼붓고 8년 차인 일간지에는 절반이 아니라 20% 정도의 지원수준에 그치고 있어 시가 언론을 애마나 반려동물정도로 취급하는 편견을 지니고 있지 않나 하는 선입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관의 채찍과 당근에 길들여지는 관제언론은 민주주의 천적이나 다름없으며 언론에 채찍을 휘두르고 길들이는 조련사는 국민과 독자에게 국한 돼야 한다. 연정광고 역시 도민과 시·군민의 혈세에서 지출되는 만큼 지자체장의 기호도나 선호도에 따라 광고가 분배된다면 그건 신문이 아니라 지자체에서 발간하는 선거용 광고 찌라시나 다를 게 없다.

진주시는 호국 혼의 숨결이 드높은 성시(聖市)나 다름없는 고도(古都)이다. 경남연합일보는 진주의 상징인 유등축제를 놓고 거대 서울과의 한 판 자웅을 건 결사항전에서 진주 남강의 유등축제는 단순한 등 축제가 아니라 호국충절을 기리는 가장 아름답고 지고지순한 행사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진주유등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발 돋음 할 수 있도록 어느 신문보다 앞장 서 진주시의 문화행정을 서포터즈 해왔다.

그것 뿐 아니라 창원이 광역시가 될 때 원래 도청이 소재했던 진주로 도청이 이전돼야한다며 강력하게 주문했고 진주와 대전을 잇는 고속철이 하루 빨리 개통돼 진주가 명실공이 서부경남의 중심도시로 발전해야하며, LH 공사가 진주와 전주를 놓고 정치권이 동가숙서가식 할 때도 LH 공사의 이전 약속을 지켜야 된다고 어느 신문보다 목소리를 드높여 정치권을 질타하고 진주시를 구원하는 의병정신으로 전면에 나서서 함께 싸웠다.

그런데도 진주에 소재한 3년 차의 특정언론에 비해 창간 8년차이자 인구 100만이 넘는 수부도시 창원시에 소재한 일간지에는 20% 수준의 연정광고를 할애하는 비상식적인 언론지원책은 선거 6개월을 목전에 둔 정치적 노림수가 뻔히 들여다보이는 편향적 언론시책이며 산을 두고 뫼로 가는 것처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을 과소평가해 홀대하는 것은 무지(無知)에 막지(莫知) 딱지를 덧붙이는 짓이다. 제방이 무너지는 것도 작은 구멍 하나에서 비롯되고 태산이 무너지는 것도 한 줌의 흙과 돌이 무너지는데서 시작되는 것처럼 진주시는 지금 말짱한 제방과 태산을 스스로 허무는 시책으로 그런 패착이야말로 시정을 망치고 시의 만년대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부탁드리노니 균형과 균등과 공평함에서 벗어나지 않는 지역신문에 대한 언론지원육성책을 거듭 촉구한다. 사회라는 배가 한 쪽으로 기울어 파도가 치지 않는데도 침몰하는 이유는 조타를 책임진 선장이 짐을 고르게 싣지 않은 과실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선례처럼 사자를 죽이는 것은 사자보다 강한 동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몸속의 작은 벌레라는 것을 진주시의 책임 있는 분들이 자각했으면 싶다. 그동안 경남연합일보가 나름대로 지지하고 성원했던 진주시장과 진주시정의 품위유지가 급격하게 질이 떨어진 듯 보여서 드리는 충고이자 건의다.

/강경우기자kkw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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